[부동산레이더]12월 서울 전월세 거래 반토막..이유는?

先전세 움직임에 재계약도 늘어..헬리오시티 입주도 영향

2018-12-27     윤정원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급감한 가운데 이달 들어 전월세 시장에도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몇 달간 늘어나던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이달 들어 반토막이 났다.

27일 서울시 부동산거래정보포털인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2월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신고건수는 총 6813건을 기록했다. 지난 2011년 월별 전월세 거래량 통계가 공개된 이후 12월 거래량으로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전월세 거래량은 1만2495건, 2016년 12월은 1만5406건 등이었다. 조사 이래 서울 아파트 12월 거래량이 1만2000건 밑으로 떨어진 해는 전무했다. 그러나 올해는 현재까지 거래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치게 됐다.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는 9·13대책의 영향으로 지난 가을 들어 부쩍 증가한 바 있다. 지난 9월 1만3133건이던 전월세 거래량은 10월 1만8138건, 11월 1만6053건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9·13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이 막히고 집값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자 매매수요가 전세로 돌아선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분위기가 반전됐다. 서울 강북구의 경우 12월 현재 전월세 거래 신고건수가 72건에 그친다. 지난달 185건은 물론 작년 12월 151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소형 아파트가 밀집한 노원구의 전월세 거래량도 지난달 1386건에서 12월에는 532건으로 급감했다.

강남구의 전월세 거래량은 지난 11월 1339건에서 이달에는 671건, 서초구는 11월 524건에서 이달에는 233건으로 줄었다. 작년 12월 강남구와 서초구의 전월세 거래량은 각각 1432건, 865건이었다.

전월세 거래량 감소는 단독·다세대 주택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울 단독·다가구 주택의 12월 현재 전월세 거래량은 5423건으로 올해 11월(1만2233건) 대비 56%, 작년 12월(1만46건) 대비 46% 감소했다. 다세대·연립주택 전월세 거래량도 이달 기준 4146건으로 지난달(9824건)은 물론 작년 12월(7841건)에 한참 못 미친다.

강북구 미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들어선 전세 물건이 나와도 찾는 사람이 별로 없다”면서 “보통 12월이 되면 전세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매매도, 전세 수요자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2월 들어 전월세 거래가 급감한 이유로 우선 9·13 대책으로 대출이 막히고 집값 하락이 시작되면서 집을 구입하려던 수요자들이 전세로 전환해 10월, 11월에 앞당겨 선전세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로 인해 12월 들어 유난히 전세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전월세 재계약이 늘어난 영향도 크다. 대출이 녹록지 않은 데다 매매로 돌아서는 사람도 감소하면서 계속해서 전세로 살 바에야 이사 비용 등을 감안해 재계약을 선호하는 것이다. 성동구 옥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대출이 어려워져 집을 사기 힘들고 전세를 넓혀가기도 어려워지면서 만기가 도래하는 세입자들이 상당수 재계약을 한다”고 전했다.

이달 31일 입주를 시작하는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여파도 무시할 수 없다. 9500여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단지의 입주가 한꺼번에 시작되면서 주변 전세수요를 흡수하는 것이다.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 전세는 지난 10월 7억∼8억원대까지 거래됐으나 현재 입주가 임박하면서 5억5천만∼6억원대 물건이 줄을 잇고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장은 “12월 거래량 감소가 일시적 현상이라면 통상적인 겨울 방학철인 1, 2월에 전세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경기침체, 집값 하락 등으로 이사를 가지 않으려는 심리가 확산되면 전세 만기가 도래한 것들도 재계약으로 이어지면서 전월세 거래량은 당분간 계속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