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드]'농협맨' 김태영..은행연합회 수장되다

BNK, 거래소, 수협이은 부산 인맥..금융권 '부금회' 부상

2017-11-29     윤정원 기자
은행연합회를 이끌게 된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 / 사진제공: 연합뉴스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가 은행연합회를 이끌게 됐다. 김 신임 회장은 29일 오전 열린 사원총회에서 하영구 현 은행연합회장에 이어 제13대 은행연합회장으로 선출됐다. 김 신임 회장은 차기 회장 후보군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던 인물이라 놀라는 분위기도 있었으나 그가 40년 넘게 은행에 몸을 담은 ‘금융통’이란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다수다.

은행권에 따르면 앞서 27일 열린 은행연합회 이사회에서도 김 전 대표가 은형연합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되는데는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김 후보가 이경섭 NH농협은행장의 추천으로 깜짝 등장한 인물이었지만 별 다른 의견없이 신속하고 조용하게 처리됐다.

사실 인선 결과는 의외였다. 차기 회장 후보로 홍재형 전 부총리를 비롯해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기 때문이다. 물론 김태영 전 이사와 이장호 전 BS금융회장 등의 이름도 나오긴 했지만 무게감은 크지 않았다.

이달 초 급부상했던 홍재형 전 부총리는 정당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에 발목 잡혔다. 1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이달 중순 항소심에서 정당법 위반에 대해 벌금 80만원,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50만원을 받았다.

홍 전 부총리의 벌금형이 걸림돌로 부각되자 2010년 벌어진 신한사태로 2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신상훈 전 사장도 자연스럽게 최종 후보에서 멀어졌다. 신 전 사장은 신한사태 때 신한은행이 고소한 항목 중 배임 혐의와 금융지주회사법 위반혐의에 대해서는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경영자문료 관리 소홀 등의 책임으로 벌금 2000만원형을 받았다.

하영구 현 은행연합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지지했던 인물이자 유력한 후보였던 윤용로 전 행장이 지원사격에 나선 것도 김 전 이사의 내정에 힘을 실었다. 윤 전 행장은 하 회장의 러브콜에 코람코 자산신탁 사외이사직을 맡고 있다는 점을 들어 회장직을 고사했다.

김 신임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인 부산 출신이기 때문에 정치권 등의 지원이 있지 않았겠느냐 하는 추측도 있다. 현 정부 들어 김지완 BNK 금융지주 회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동빈 SH수협은행장 등 부산 출신 금융인들이 잇달아 등용되는 연장선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본인 또한 부인하고 있다.

부산 출신인 김 신임 회장은 1953년생으로 올해 만 64세다. 1971년 영남상고 졸업과 동시에 주산 특기생으로 농협에 특별채용됐다. 1979년 입사 9년차 일선 직원 신분에 농촌저축유공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도시근로자 재산형성을 목적으로 형성된 저축을 농촌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재원마련을 해낸 공로에 따른 것이다.

농협에서는 금융제도팀 과장, 수신부장, 금융기획부장, 기획실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8년 농협중앙회의 금융 부문인 신용부문 대표에 올랐다. 2010년에 연임에 성공한 뒤 농협이 금융지주와 경제지주로 분리한 2012년까지 신용대표로 일했다. 이어 2013년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지냈고 2013년에 다시 농협으로 돌아와 2014년까지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