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플&]힘 빠진 車업계..내수 판매 '후진'
완성차 5개사 중 쌍용차만 5월 판매 증가
모처럼 불어온 봄바람이 자동차 업계를 비껴갔다. 상승세를 이어가던 현대차는 하락 반전했고 기아차는 부진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한국지엠, 르노삼성도 전년 동월 대비 역성장을 기록했다. 그나마 쌍용차는 G4 렉스턴 출시에 힘입어 올해 들어 첫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완성차 5개사의 내수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7.11% 감소한 총 135443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전년 동월 대비 0.4% 소폭 감소한 총 6만607대를 판매했다. 2월 이후 이어졌던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최근 새로운 TV CF를 통해 SUV 마케팅을 강화했지만, 투싼·싼타페·맥스크루즈 판매는 여전히 부진했다. RV차종 판매는 무려 33.9%나 감소한 9423대에 그쳤다. 승용차종은 그랜저IG가 1만2595대 팔리며 돌풍을 이어갔지만, 볼륨모델인 쏘나타(-11.1%)와 아반떼(-7.5%)가 부진했다. 상용차는 스타렉스·포터 등 소형이 1만3836대, 버스·트럭 등 대형이 2951대 팔렸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G80이 5.4% 늘어난 3051대 팔렸지만, EQ900이 1369에 그쳐 23.6% 줄어든 총 4420대 판매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의 선전에도 RV 모델 판매가 감소하면서 국내 판매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며 "앞으로 주력 차종 판촉 강화와 소형 SUV 코나 출시를 통해 판매 확대를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기아차는 전년 동월 대비 8.6% 감소한 4만3522대를 판매했다. K시리즈·쏘렌토 등 주력 모델 노후화와 신차 효과 감소의 벽을 넘지 못했다. 판매를 견인한 모델은 모닝과 카니발이다. 각각 6436대, 6160대 팔렸다. 전년 동월 대비 23.1%, 21.6%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판매를 이끌었던 K7은 17.6% 감소한 3849대 팔렸다. 니로 역시 연식변경 모델 출시에도 28.2%나 판매가 감소했다. 중형 SUV 최강자인 쏘렌토는 31.1% 줄어든 5507대 판매에 그쳤고 스포티지는 24.1% 감소한 3634대 팔렸다. 상용차 판매는 트럭이 4.9% 늘면서 총 3.9% 증가한 5459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출시된 스팅어는 영업일수 기준 7일간 370대 판매됐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달 말에 출시된 스팅어와 3분기 출시를 앞둔 신규 소형 SUV를 앞세워 판매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치열한 3위 싸움, 르노삼성·쌍용차 추격
한국지엠은 지난달 말리부와 크루즈를 제외한 전 차종 판매 감소로 전년 동월 대비 31.0%나 줄어든 1만1854대 판매에 그쳤다. 내수 판매 3위 자리를 지켜냈지만, 르노삼성과 쌍용차의 추격이 매섭다. 이달 한국지엠의 효자는 말리부와 크루즈 쌍두마차다. 말리부는 새로운 광고를 선보이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덕에 전년 동월 대비 5.1% 늘어난 3510대 팔렸다. 준중형 세단 크루즈판매도 34.1% 증가한 1160대를 기록했다. 소형 SUV 트랙스는 22.7% 늘어난 1166대 판매됐다.
한국지엠의 물량을 책임졌던 스파크는 기아차 모닝과 경차 싸움에서 완전히 밀려나는 모양새다. 전년 동월보다 56.9%나 줄어든 3682대 판매에 그쳤다. 임팔라, 아베오, 캡티바, 올란도는 각각 390대, 80대, 198대, 783대 팔리며 부진을 이어갔다. 전기차 볼트(Bolt)는 120대 팔렸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6월은 마케팅 캠페인과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강화해 실수요층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방향으로 고객 만족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내수 판매 4위는 쌍용차가 차지했다. 전년 동월 대비 11.4% 늘어난 1만238대를 판매했다. 야심 차게 준비한 대형 SUV G4렉스턴이 출시 첫 달 2703대 팔리며 판매를 견인한 결과다.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는 전년 동월 대비 14.0% 감소한 4724대 팔렸고 코란도C와 코란도스포츠, 코란도투리스모는 각각 4.9%, 11.8%, 50.0% 줄어든 764대, 1710대, 250대 판매됐다. 체어맨W 판매는 23.0% 감소한 57대를 기록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가 SUV 시장을 선도했듯이 G4렉스턴이 대형 SUV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SUV 라인업 강화를 통해 판매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달의 꼴찌는 르노삼성이다. 전년 동월 대비 16.2% 줄어든 9222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SM6 출시로 인한 기저효과가 원인이다. SM6는 이달 49.7% 감소한 3974대 판매됐다. QM6는 전월보다 1.1% 늘어난 2208대 팔렸다. QM3는 1531대 판매되며 지난해 같은 달보다 39.2%나 성장했다. SM5도 2.1% 늘어난 387대 팔렸다. SM7, SM3는 각각 3.3%, 45.5% 감소한 582대, 471대 팔리며 부진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지난해 SM6 사전계약분 대량 출고와 당시 개소세 인하에 따른 판매호조 기조효과를 지난달 판매가 줄었다"며 "SM6는 최고급 사양 판매가 48.3%를 차지하는 등 프리미엄 모델로 확고하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