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3社 1분기 펑크…인상카드 만지작
한국·금호·넥센타이어 영업익 일제히 감소
예상보다 고무가격과 환율 인상이 컸던가. 국내 타이어 3社의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업계 1위 한국타이어는 원가율이 65%를 기록하며 원가상승 부담을 털어내지 못했다.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어닝쇼크를 냈다. 넥센타이어도 글로벌 생산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한국타이어, 원가율 '아쉬워'
한국타이어는 올 1분기 매출액 1조6392억원, 영업이익은 2310억원, 당기순이익 17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보합 수준인 0.8% 증가에 그쳤고 영업이이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0%, 13.0% 감소했다.
고무가격 상승과 환율 부담이 컸던 탓이다.
한국타이어는 중국과 유럽 등 주요지역에서 견조한 판매를 기록했다. 물량증가 효과도 10.9%에 달했다.
하지만 원가율이 65%를 기록했고, 판가가 5% 이상 매출을 감소시켰다. 환율도 비우호적이었다. 특히 유럽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유로화 약세가 나타난 것이 아쉽다.
원재료인 고무가격은 지난 2월 최고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로 전환되고 있다.
천연고무가격은 지난해 4분기 톤당 1963달러에서 올 2월 3300달러가지 치솟았다가 3월 2960달러로 감소했다. 합성고무도 1667달러에서 2200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1984달러로 하락반전했다.
환율은 원화 가치가 1분기 8.0% 절상되면서 G20 중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분기 역시 전망은 밝지 않다. 가격인상 효과는 기대되지만 오는 6월 가동을 앞둔 테네시 공장의 초기 감가상각 부담으로 고정비가 증가가 예상된다. 경쟁 심화에 따름 인센티브 등 판가하락 요인도 여전하다.
◇금호타이어 '어닝쇼크'
금호타이어는 최악의 1분기를 보냈다. 노사 문제, 매각 이슈, 원자재가 급등, 환율 불안 등 무엇하나 우호적이지 않았다.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6693억원, 영업손실은 282억원, 당기순손실 60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나 감소했다. 아시아 특히 중국 판매가 급감한 영향이 컸다.
1분기 아시아 매출은 16.3%나 줄어든 944억원에 그쳤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 부진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중국 판매는 OE 비중이 80%로 완성차의 판매 실적에 좌우된다.
중국 업체 더블스타로의 금호타이어 매각설도 제품 수출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더블스타는 현재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하고 인수를 추진 중이다.
원화 강세로 인한 환율 영향과 원자재가 상승 역시 발목을 잡았다.
그 결과 금호타이어의 영업이익은 433억원이나 감소, 2분기 만에 다시 적자전환됐다. 영업이익률도 -4.21%를 기록하면서 6.41%포인트 줄었다.
재무구조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1분기 자산은 4조9787억원으로 유동비율이 63.9%로 하락했다.
자본금이 1조1516억원으로 23.1%로 떨어진데 반해 부채는 3조8271억원을 기록해 부채비율이 332.3%로 올라갔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실적 가시성도 낮은 상황"이라며 "한국 완성차의 중국 판매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중국 법인의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넥센타이어, 영업이익률 '뚝'
넥센타이어의 1분기 실적은 타사 대비 선방했다. 한국, 중국, 유럽 등에서 판매 호조세가 나타나면서 매출이 증가한 덕분이다.
1분기 매출액은 4815억원, 영업이익 488억원, 당기순이익 29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유럽은 7.8%, 한국은 6.5% 늘면서 견인차 역할을 했다. 중국에서도 6.6% 매출이 늘었다. 다만 중국 비중은 3% 수준이어서 매출 기여도가 제한적이었다.
뼈아픈 지역은 북미였다. 전년 동기 대비 19.6%나 판매가 줄었다. 이는 2014년 4분기 이후 최저 분기매출이다.
넥센타이어는 수요 둔화에 따른 거래처 재고조정과 주문 감소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비우호적인 환율에도 불구하고 물량이 늘면서 매출은 증가했지만, 원재료가격 상승 탓에 영업이익은 떨어졌다.
전년 동기 대비 15.8% 줄어든 488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률도 10.1%로 2014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용권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상승으로 상품 및 원재료 매입액이 증가해 매출원가 상승을 불러왔다"며 "1분기 판가인상 효과가 발현되고 원재료 가격 안정화 효과가 맞물리면 분기별 영업이익률은 연말까지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1분기 실적 부진을 겪은 타이어 업계는 2분기 추가 가격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지난달 글로벌 탑티어인 굿이어가 2차 인상 방침을 공개하는 등 가격인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서다.
한국타이어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1차 인상분이 기존 원자재 인상분을 커버하지 못하고 있다며 추가 인상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도 추가 인상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굿이어의 2차 가격 인상 직후 국내 타이어 3사는 "당장 추가 인상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예상을 웃돈 원자재가 인상 여파와 환율 부담이 실적을 짓누르면서 2차 가격 인상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