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네이버와 두나무가 만난다'…'슈퍼 금융 플랫폼' 탄생 임박
26일 이사회·27일 공동 발표 전망…주식 교환 1:3 유력 합병 최종 성사까지 주총 결의, 공정위 승인 절차 남아
네이버파이낸셜과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대규모 합병을 추진하며 정보통신·디지털 금융시장에 중대한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양사는 오는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안을 의결한 뒤, 27일 공식 발표에 나설 예정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기자회견 또는 간담회 형식을 두고 막바지 논의가 진행 중이며,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직접 참석해 합병 배경과 시너지 전략을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또한 최수연 네이버 대표, 오경석 두나무 대표,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 등 양사 주요 경영진도 동석한다.
가장 중요한 합병 방식은 포괄적 주식 교환으로 추진된다. 두나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네이버파이낸셜 신주와 교환하며 절차가 완료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의 손자회사가 된다. 주식 교환 비율은 1대 3으로 두나무 주식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주식 3주를 얻을 것으로 보여진다. 시장 추산 기준 네이버파이낸셜 기업가치는 약 5조원, 두나무는 약 15조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해당 비율이 확정될 경우 송치형 회장 및 두나무 주요 주주들은 통합 법인 지분 약 30%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기존 최대주주였던 네이버의 지분율은 약 69%에서 약 17% 수준으로 희석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두나무가 공정거래법상 네이버 계열사 편입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되는 만큼, 의결권 위임 등을 포함한 지배구조 조정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이 최종 성사되기 위해서는 이사회 결의를 넘어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다. 현행 상법상 특별결의 통과 요건은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다. 여기에 더해 금융당국 및 공정거래위원회 승인 절차도 관문으로 남아 있다. 금융감독원은 간편결제와 가상자산 서비스의 결합이 금융 안정성과 소비자 보호에 미칠 영향을 심사할 예정이며 공정위는 시장 지배력 강화 여부를 들여다볼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합병을 단순한 지분 결합이 아니라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새롭게 설계하려는 전략적 결합으로 평가한다. 네이버는 금융·핀테크 사업 확대를 위한 가상자산시장 진입 발판을 확보하게 되고 두나무는 블록체인·디지털 자산 경쟁력을 네이버 플랫폼과 결합해 외연 확장을 도모할 수 있다. 양사는 쇼핑·결제·금융·가상자산을 통합한 '슈퍼 앱' 구축, 더 나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확장 전략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이 본격 구축될 수 있다"며 "국내 디지털 금융시장의 구조적 재편 촉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세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