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3200억원 규모 교환사채 발행 철회
시장 여건·정부 정책 고려…사업재편은 지속
태광산업이 자사주 기반 32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 발행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태광산업은 이사회를 통해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과 시장 여건의 변화, 정부 정책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교환사채 발행을 철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5개월간 주가가 급락하고 조달 비용이 증가하는 등 조달 여건이 악화된 영향이다.
하지만 실적 악화로 생존이 위협받고 있고 사업 구조 재편, 신사업 진출 등을 위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중장기적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해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태광산업은 "지속 가능한 생존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사업구조의 재편이 불가피하다"며 "올해 남대문 메리어트 호텔, 애경산업 인수가 궤도에 올랐고 향후 화장품, 에너지, 부동산, 조선업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사업 진출, 사업구조 재편 등에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고 업황 악화를 대비한 예비운영자금 5600억원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태광산업은 지난 7월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는 이번에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고자 했던 3186억원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번에 발행 계획을 철회함에 따라 자금조달 계획에 일부 차질을 빚게 됐다.
태광산업은 관계자는 "사업 재편과 운영자금 확보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 외부 차입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 과정에서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한층 강화하고 주주가치 제고와 시장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태광산업은 자금 조달을 위해 자사주 전량(지분율 24.41%)을 교환 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 자사주 교환 대상 교환사채 발행은 교환권 행사 시 사실상 3자 배정 유상증자와 동일한 효과가 있어 기존 주주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태광산업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태광산업 이사들의 위법행위 중지를 요청하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금융감독원도 신고서 내용 중 발행 상대방 등에 대한 중요한 누락이 있었다며 정정명령을 부과했다.
김근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