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반도체에서 발빼는 외국인… ‘메모리 슈퍼사이클’은 이상無
메모리 가격 급등…공급 타이트 심화 단기간 공급부족 해소 어려운 구간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대거 순매도중인 가운데 메모리 슈퍼싸이클은 여전히 진행중인 만큼, 지나친 우려는 기우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03포인트(0.55%) 오른 4026.45로 마감했다. 외국인들이 이날 1조6735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7596억원, 8753억원을 순매수한 영향이 컸다.
외국인들은 반도체 대장주를 중심으로 매도세를 이어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09% 하락한 9만9500원을, SK하이닉스는 2.59% 오른 59만4000원 으로 마감했다. 연고점 대비 삼성전자는 12%, SK하이닉스는 5.8%가 빠진 수치다.
이달 들어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 1조8252억원어치를, SK하이닉스는 3조518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코스피 하락장을 부채질했다. 이는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매도 물량 유입이 이유다.
전문가들은 현재 메모리 반도체 슈퍼싸이클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평가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주 상승의 근간은 메모리 슈퍼싸이클"이라며 "스토리지 가격(P) 상승과 단기간 공급(Q)을 확대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에 D램 가격은 여전히 상승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10월 29일부터 11월 4일까지 D램 현물시장에서 DDR5 가격은 전주 대비 30% 급등했다. 트렌드포스는 "PC OEM과 AI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공급 부족을 우려해 공격적으로 재고를 확보하면서 현물 및 계약가격이 동반 상승했다"며 "특히 DDR5와 서버용 고성능 D램 수요가 폭증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 주요 전자상가에서도 같은 현상이 감지된다. 일본의 IT전문 매거진인 아키바PC 핫라인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DDR5-5600 64GB×2은 한 달 새 49.9% 오른 7만5829엔으로 거래됐다.
이는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전반에서 공급이 타이트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가격 방어를 위해 증설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일본의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들은 내년 AI 서버용 메모리 확보를 위한 선매입(hoarding)을 확대하고 있다.
결국 반도체 업종의 단기 조정에도 시장에서 "메모리 슈퍼사이클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 이유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내년에도 공급 부족으로 평균판매단가(ASP)가 지속 상승하는 한편,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HBM )판매 확대로 수익성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AI로 촉발된 메모리 업사이클 랠리는 이제 시작인 만큼, 매수와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목표가로 100만원을 제시한 한동희 SK증권 연구원 역시 "AI 확산(Scale-out·Across)에 따른 수요 확대와 구조적 공급 제약은 장기공급계약 비중의 빠른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며 "메모리 산업이 '선증설·후수주'에서 '선수주·후증설' 구조로 변모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산업의 밸류에이션 구조는 P/B(주당순자산비율) 중심에서 P/E(주가수익비율)로 변모할 것으로 봤다. 이로 인해 "산업의 안정성과 성장성이 구조적 확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