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유통시대③(끝)/소비자데이터]"마음에 드는 가방 본 순간, AI가 소비패턴 파악한다"

매장 내 동선, 인터넷 키워드 검색 등 모든 소비자 행동 '데이터화' 빅데이터 수집 과정, 개인정보 유출 차단 등 안전성 확보는 과제

2025-11-06     김현정 기자
사진=챗GPT

산업계 곳곳에 도입되는 AI 기술이 유통업계 풍경도 크게 바꿔놓고 있다. AI 기술을 통한 무인화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비대면 소비 문화가 확산되는 추세다. 셀프계산대(무인계산대), 스마트카메라, 예측발주시스템 등 AI 기반 자동화 기술은 매장 효율을 높이고 소비자 경험을 혁신한다. 그러나 첨단기술 확산 속에서 노동구조 변화와 소비자 불편이라는 새로운 과제도 등장했다. 유통현장의 AI 도입 실태와 효과, 무인화 시대의 과제와 전망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인공지능(AI) 기술이 유통 현장에 도입되면서 소비자 행동데이터가 시장을 예측하는 '키맨' 역할을 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모니터링을 통해 소비자 동선·표정·체류시간을 분석해 매대 위치나 공간 전략을 새롭게 짤 수 있다. 고객이 제품 앞에서 고개를 돌린 순간을 AI가 포착하는 식이다. 또한 이커머스 물류·배송망에서 AI 기반 시스템이 상품을 자동 분류하고 수요를 예측하는 방식은 '새벽배송'의 핵심 인프라다. 

다만 일각에서는 소비자 행동 빅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개인정보 우려를 제기한다.

더 나아가 AI서비스와의 접목은 자본력이 풍부한 대형 온라인 쇼핑몰들만 가능하므로, 영세 온라인 쇼핑몰들과의 양극화 현상을 가속화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AI 시대를 맞아 기업들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생성된 다량의 데이터를 토대로 소비자 행동을 이해하고 향후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RFID(무선인식)와 모바일 기술 등을 통해 매장 내 고객 쇼핑 동선을 추적하면서 고객이 어느 시간대에 어느 품목 매대에 자주 방문하고, 어느 가격대의 품목을 구매하는지 등을 파악해 고객 맞춤별 프로모션부터 매장 매대 배치. 혼잡도 개선 등의 전략을 세우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기업들은 AI기술을 활용해 소비자 행동 데이터를 일일이 모니터링하고 이해·분석·활용하는 전문 부서를 따로 둘 정도로 빅데이터를 통한 서비스 전략 세우기에 공을 들인다. 

매장 내 소비자행동 데이터와 함께 시장 분석에 주요하게 쓰이는 것은 검색 데이터다.

박세용 리스닝마인드 대표는 지난달 3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푸드위크코리아 2025' 발표에서 "새로운 유통 시장에 진출할 때 반드시 해당 (국가) 소비자의 검색 키워드 현황을 파악해 제품 수요 정도를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며 "특히 남들에게 공개적으로 보여지는 SNS 등 소셜 데이터로는 알 수 없는 고객의 솔직한 속마음이 검색 데이터에서 드러나므로 이를 주의깊게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령 SNS로는 맛집과 해외여행 등의 이미지를 포스팅한 소비자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는 '살 안찌는 야식' '건강한 라면' 등을 찾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실질 니즈를 간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검색 데이터는 △브랜드 유무는 물론, △기간별 검색량 △검색자 성별 및 연령 △CPC(광고클릭당 비용) 및 광고 경쟁도 △검색결과 순위, URL, 연관 키워드 등 검색 결과 페이지 분석 등을 아우른다.   

AI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기존 검색 엔진 시장의 판도도 바뀌고 있다.

챗GPT 등 AI 챗봇 검색엔진량은 2023년 1월 1억건에서 올해 2월 4억건으로 폭증하는 등 검색 데이터의 새로운 물결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에 글로벌 검색포털 구글의 일반 검색 점유율은 올해 3월 89.7%로 2016년 이래 처음으로 90% 밑으로 떨어졌으며 내년에는 검색량이 25%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시대 경쟁력은 데이터를 가장 많은 보유한 순서와 일치하므로 사용자 니즈를 빠르게 파악해 서비스로 제공하는 민첩성과 창의성이 요구된다"며 "일대일 상담을 하기 어려운 온라인 매장은 AI를 활용한 서비스가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민주노총의 '새벽배송 제한' 입장 표명으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새벽배송'도 AI를 통한 자동화 물류의 대표주자다.

다음달 판매 재고 수량을 적절히 확보하고 필요 인력을 배치할 때 AI 기술이 활용된다. AI가 과거 주문데이터, 날씨, 프로모션, 소비자 트렌드 등을 확습해 다음날 오전 상품별 예상 주문량을 계산하면, 이를 토대로 물류센터와 배송 거점에서 대응한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처럼 빠른 공급 및 출고가 생명인 서비스에서는 '재고량을 미리 얼마나 준비했냐'가 배송 신뢰도에 결정적"이라며 "AI의 예측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배송 준비 과정에서 AI와 로봇 시스템이 결합된 자동 '픽킹(Picking)→포장→분류→적재' 시스템은 작업 속도와 효율을 높인다. 이 역시 AI가 물류센터 내부와 기계 및 작업자의 위치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업무 효율을 개선한다.

사진=챗GPT

제품 포장 타이밍이나 적재 방식, 라벨링 등 물류 작업의 세부공정도 효율화하며 품질 손실을 최소화하고 비용을 절감한다.

새벽배송을 위한 배송차량의 야간 운행을 돕기 위해 AI가 최적의 내비게이션 경로를 설계하거나 차량 배차 스케쥴을 조정하는 것은 물론이다.

배송되는 신선·냉동식품 포장재에 장착된 AI 센서와 모니터링 시스템은 식품의 온도·습도·유통기한을 실시간 감시하고 이상 징후를 감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데이터를 통해 구매 이력 분석뿐만 아니라 동선 분석 등 다양한 정량적 분석이 가능해졌으므로 이를 통해 매장 운영 효율화와 매출 향상을 꾀할 수 있다"며 "AI기술을 통한 물류 최적화로 이커머스 기업들이 운영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주소로 새벽배송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