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효성, 유미코아 차세대 배터리 핵심사업 인수
흑연 대체로 연 40% 성장 예상…미래 성장 동력 확보
HS효성그룹이 차세대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HS효성은 지난 10월 31일 1억2000만유로(약2000억원)을 투자해 벨기에에 본사를 둔 글로벌 소재기업 유미코아의 배터리 음극재 자회사 EMM를 인수하고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거래는 당국의 승인을 거쳐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유미코아는 100년이 넘는 역사와 첨단소재 원천기술력을 바탕으로 배터리, 촉매, 반도체, 방산, 우주항공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R&D)·생산 능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이다. 희토류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퀴리 부인이 라돈·우라늄 등 연구활동을 했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의 음극에 적용되는 소재로 기존 흑연 음극재 대비 에너지 밀도가 최대 10배 이상 높아 차세대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전기차 충전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급속충전이 가능하고 충전효율 개선과 주행거리 향상·가격 경쟁력 확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기술로 글로벌 완성차와 배터리 제조사들이 가장 주목하는 분야다.
조현상 부회장은 평소 기술과 지적자산 확보를 통해 고부가 포트폴리오를 지향하고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가치경영 철학을 갖고 갖고 있다. 이번 인수를 위해 조 부회장은 코로나 이전부터 유미코아사를 수차례 직접 방문했고 계약기간인 10월 말을 맞추고자 ABAC 의장을 맡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준비기간에도 협상을 위해 여러 차례 철야 미팅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HS효성은 이번 인수를 통해 향후 5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며 그 첫 투자처로 울산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60년 전 효성그룹의 모태가 된 울산공장은 현재 아라미드, 자동차소재 사업외 대부분 사업을 해외 이전했고 이에 국내 리쇼어링을 통해 고부가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차세대 배터리 핵심 소재 투자로 반도체, 조선, 방산 등과 핵심성장 산업에서 대한민국의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 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근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