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템플턴 "APEC 정상회담 자본시장에 긍정적"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이 최근 한국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진행된 미·중 정상회담과 한·미 및 미·일 무역협상에 대해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크리스티 탠 (Christy Tan) 프랭클린템플턴 리서치센터 투자전략가는 지난 30일 논평을 통해 "미·중 정상회담을 비롯한 한·미 및 미·일 무역협상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은 겉보기에는 우호적이었으나 공동 성명 발표 없이 종료됐다"면서 "하지만 일부 세부 사항들이 드러나면서 회담이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번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미국산 대두 및 농산물 구매를 재개하기로 합의했으며, 미국은 중국에 적용하던 ‘펜타닐 관세’를 20%에서 10%로 인하키로 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1년간 연장 가능한 협정에 따라 중국의 희토류 수출에 "장애물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추가 세부 사항은 추후 발표될 수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미국이 한·일 양자 무역협상에서 이룬 성과가 글로벌 무역 긴장 완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미국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미국산 제품 구매를 약속했고, 미국은 이에 대한 보상으로 관세 인하를 결정했다.

탠 전략가는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은 이번 주 글로벌 무역 긴장 완화에서 이룬 성과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로 평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앞으로 10년간 연간 200억 달러씩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정부 주도로 진행한다. 여기에 더해 한국 주요 기업들이 미국 조선업에 1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미국산 항공우주 장비도 구매할 계획이다. 일본은 미국산 농산물을 80억 달러어치 구매와 함께 항공우주 및 방위 장비 수입 확대에 합의했다. 일본의 대미 투자는 5500억 달러 규모다.

탠 전략가는 "무역 긴장 완화는 글로벌 주식시장에 반가운 지지 요인"이라며 "강력한 기업 실적과 견고한 글로벌 경제라는 우호적 배경 위에서 무역 불확실성 감소는 플러스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미국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식 및 채권 시장에 다소 실망스러운 소식이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부정적 발언에 따른 우려는 기우라는 설명이다. 

탠 전략가는 "전반적인 시장 심리는 여전히 기업 및 경제 펀더멘털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제는 북태평양 지역 전반의 무역 긴장 완화까지 더해지고 있다"며 "프랭클린템플턴은 자본시장 전반에 걸쳐 수익률이 확대될 것이라는 시각(뷰)을 갖고 있으며 개선되고 있는 투자심리는 이러한 뷰를 뒷받침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리스크로는 예측이 불가능한 미국의 무역 정책을 꼽았다. 탠 전략가는 "올해 미국의 무역 정책은 예측 불가능하고 번복되기 쉬웠다"며 "따라서 불확실성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미국 대법원은 곧 국가별 관세의 합헌성에 관한 구두 변론을 진행할 예정으로,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미국의 관세 정책이 다시 급격하게 변경될 수 있다"면서 "다만 이 판결은 2026년까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