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R&D 전문 자회사 설립'…신약 개발 속도 낸다

연구개발 역량 집중…투자 유치 및 리스크 분사 효과

2025-10-27     장세진 기자
사진=팍사베이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연구개발(R&D) 전문 자회사 설립이 주목되고 있다. 신약 개발을 위한 역량을 집중화시키고 외부 투자 유치와 경영 리스크도 분산시키는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제약사들의 자회사 설립을 통한 신약 개발이 한창이다.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제일약품의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2020년 제일약품이 신약 개발 부문을 분사해 만든 회사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를 개발하며 지난해 국산 37호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이후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면서 업계에서는 R&D 자회사 모델의 대표 성공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종근당도 지난 25일 신약 개발 전문 자회사 아첼라(Achella)를 설립했다. 회사명은 '근원에서 피어난 생명'을 뜻하며 신규 파이프라인 발굴과 임상, 기술수출, 상용화 전 과정을 전담한다. 아첼라는 CETP 저해제 'CKD-508', GLP-1 작용제 'CKD-514', HDAC6 저해제 'CKD-513' 등 3개 핵심 파이프라인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초대 대표로는 종근당 연구소 출신 이주희 박사가 선임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투자 부문 분할을 통해 설립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 산하에 신규 자회사를 세워, 바이오 플랫폼 기반 신약 R&D를 본격화한다. 바이오시밀러 사업 이후의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일동제약그룹은 항암 신약 개발 계열사 아이디언스를 2019년 출범시켜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베나다파립'을 러시아·UAE 등에 약 7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이어 2023년에는 R&D 부문을 분사해 유노비아를 설립, 비만·당뇨 등 대사성 질환 치료제 'ID110521156'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의 아이엔테라퓨틱스는 2020년 분사한 신약 개발 전문기업이다. 이온 채널 신약 개발 플랫폼을 비롯해 비마약성 진통제, 난청 치료제, 뇌질환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도 큐오라클, 안국약품은 빅스바이오를 각각 설립해 신약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신약 자회사 설립과 더불어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SK케미칼은 아리바이오와 손잡고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을 13개국에서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중국 바이오텍 프론트라인 바이오파마와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으며 프론트라인의 페이로드 1건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도 확보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국내 전통 제약사들이 연구개발 부문을 독립시켜 효율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는 동시에, 외부 투자유치로 글로벌시장 진출의 기회를 높이고 있다"며 "향후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이 신약 강국으로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