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비용 늘고 맥주·탁주 주세 3.57% 인상...소주 가격도 인상 전망

/ 사진=오비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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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맥주와 막걸리 등에 붙는 세금을 인상하고 술 제조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이 오르면서 '병맥주 8000원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27일 기획재정부의 '2022년 세제 개편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맥주와 막걸리 등 탁주에 붙는 주세가 3.57% 인상된다. 이에 따라 맥주는 1ℓ당 주세가 30.5원 오른 885.7원, 탁주는 1ℓ당 1.5원 상승한 44.4원이 된다.

맥주와 탁주의 주세는 매년 초 전년도 물가상승률을 반영(매년 물가상승률의 70~130%)하는 종량세법에 따라 인상 폭을 결정한다. 

지난해 물가상승률 5.1%의 70%인 3.57%를 주세 인상폭으로 정한 것이다. 법정 인상폭의 최하단이 적용됐지만, 이번 인상률은 맥주·탁주의 세금 부과 방식을 종량세로 개편한 2020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이번 주세 인상은 결국 출고가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2021년 주세가 0.5% 오르자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맥주 출고가를 평균 1.36% 올린 바 있다.

출고가 인상은 최종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게 보통이다. 일반적으로 식당들은 500원이나 1000원 단위로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에 현재 4000~7000원 선인 맥주 가격은 4500~8000원으로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주세 인상은 빗겨갔지만 소주 역시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소주 공병 가격과 원료인 주정, 병뚜껑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소주의 원료인 주정과 병뚜껑 가격이 각각 7.8%, 16% 올랐다. 이에 따라 소주 가격 역시 최근 7.2~7.9% 인상됐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소주를 담는 녹색병의 공병 가격이 기존 180원에서 22.2% 오른 220원으로 인상된다. 인상분은 소주 출고가에 반영될 전망이다. 

주류업계는 가격 인상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인상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주류업계는 이미 지난해 제품 가격을 한 차례 올린 바 있다. 소주와 맥주는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 반응이 민감해 2년 연속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이 크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원료는 물론 이제는 세금까지 오르다보니 가격 인상 이유는 충분하다"며 "향후 업계 전반에서 주류 제품 출고가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종량세 방식을 적용하면서 이제 매년 제품 출고가격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현창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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