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경기도 안산 그랑시티자이 모델하우스에서 아파트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이 단지는 계약 시작 5일 만에 100% 완판됐다. <GS건설 제공>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 예고에도 한 번 달아오른 분양시장의 열기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높은 청약률은 물론, 단기간 내 계약을 마무리하는 단지까지 속출하고 있다.

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지난달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 5구역에서 분양한 ‘래미안 장위 퍼스트하이’가 계약 5일 만에 완판됐다.

25~27일까지 3일간의 정당계약에서 대부분 물량을 소진하고, 28일 예비당첨자 29일 부적격자 취소물량 선착순 계약을 진행해 일반분양분 875가구 모두를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GS건설이 경기도 안산 사동에서 계약을 진행한 ‘그랑시티자이’ 아파트도 완판됐다.

일반분양 물량만 3728가구에 달했지만 정당계약일인 25~27일 사흘간 약 90%의 계약이 이뤄졌다. 이후 예비당첨자와 청약안심보험 신청자를 대상으로 남은 물량을 판매해 닷새 만에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앞서 18일과 19일 계약을 받은 오피스텔 555실도 이틀 만에 100% 판매됐다.

대우건설이 서울 강동구와 경기도 의왕에서 공급한 ‘고덕그라시움’과 ‘의왕 장안지구 파크 푸르지오’도 지정계약 나흘 만에 계약을 완료했다.

고덕그라시움과 의왕 장안지구 파크 푸르지오는 각각 2010가구(일반분양), 1068가구의 대단위 물량이 풀렸음에도 18일과 19일 계약이 시작되고 4일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던 경기도 김포에서도 5일 만에 100% 계약된 아파트가 등장했다. 한화건설이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에서 분양한 ‘김포 풍무 꿈에그린2차’는 12일 1070가구에 대한 계약을 시작해 16일 마무리 지었다.

그동안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단기간 완판된 단지는 더러 있었지만 기존 도심에서 5일 만에 계약률 100%를 나타낸 곳은 없었다.

지방도 예외는 아니다. 전반적으로 시장이 침체돼 있지만 일부 지역은 수도권 이상으로 분양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세종시에서 계약을 진행한 ‘동양파라곤’, ‘세종 힐데스하임’이 4일 만에 완판된 데 이어, 전주 에코시티에서 포스코건설이 공급한 ‘에코시티 더샵3차’도 6일 만에 100% 분양을 완료했다.

다만 주요 단지들의 완판 행진에도 아파트 전체 초기 계약률은 떨어지며, 양극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분양아파트 초기 계약률은 70.5%로 작년 동기(92.2%)보다 21.7%포인트 빠졌다. 서울은 100%에서 99.9%로 계약률 변화가 거의 없었으나 경기는 89.2%에서 67.8%로, 인천은 100%에서 74.2%로 낮아졌다.

HUG가 발표하는 초기 계약률이란 주택분양보증 상품에 가입하고 입주자 모집 승인을 받은 30가구 이상의 민간아파트를 대상으로, 분양개시일 이후 3∼6개월 기간 동안 분양률을 전수 조사한 통계를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시장에 투기수요가 초기 계약률은 작년보다 하락했지만 역세권 소형아파트나 개발호재가 풍부한 지역의 경우 수요층이 두터워 단기간 내 계약이 완료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지역별로, 단지별로 쏠림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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