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고용할당제 3년 한시적 대기업에 3% 적용시 25만 일자리 창출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청년최고위원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성남 분당갑)을 이야기할 때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단연 ‘성공신화를 쓴 벤처사업가’다. 김병관 의원은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뒤 회계사를 꿈꿨으나 프로그래밍을 습득하면서 컴퓨터 개발자의 길로 들어섰다. 27세가 되던 지난 2000년에는 벤처기업 솔루션홀딩스 창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NHN게임스 대표이사를 거쳐, 웹젠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까지 역임했다.


지난 8월 27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청년최고위원으로 선출된 김병관 의원은 자신이 회사의 경영인으로 우뚝 서기까지는 자신의 노력도, 운도 따랐지만 무엇보다 과거에는 도전에 대한 ‘기회’가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헬조선’ 속 청년들에게 성공미담을 들려주며 취업을 독려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청년들에게 진정한 희망을 줘야한다고 말한다. 날개 없이 추락하는 청춘들에게 날개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김병관 의원에게 이 시대 청년 취업난 문제와 대책에 관한 생각을 들어봤다.


- 청년 취업과 관련해 마땅한 교육과 기회를 제공받아야 하는데 교육만 신경 쓸 뿐 기회에 대해서는 인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 정부의 청년 정책을 진단한다면.

= 청년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너무 크다. 일자리, 빈곤, 차별, 주거, 육아 등의 문제로 좌절하고 포기하고 있다. 정부가 의지를 갖고 이런 문제에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 박근혜 정부는 관심도 의지도 없다. 서울시의 청년수당과 성남시 청년배당을 비난하고 방해하는 박근혜 정부의 청년정책이 과연 무엇인지 묻고 싶다.

- 공공부문 중심 일자리를 70만개 창출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대책 역시 현실성 없다는 지적이 많다.

= 현재 7.6%에 불과한 전체 고용대비 공공부문 고용비율을 OECD평균수준(21.3%)의 50%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증원해 34만8000개 일자리 창출(4년간 매년 8만7000명)하고,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을 개정하여 일정규모 이상 대기업에 청년고용할당제를 합리적으로 도입하고, 실노동시간을 단축해 37만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2016년 12월 31일까지 매년 정원의 3%이상씩 청년미취업자를 공공부문에서 고용하도록 의무화한 ‘청년고용의무할당제’를 3년간 한시적으로 민간대기업에 3%씩 적용하면 매년 8.5만개씩 총 25만5000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주당 40시간(휴일근로 포함 52시간)으로 실노동시간을 단축하면 추가로 10만~20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청년수당’에 관한 김병관 의원의 생각도 물었다. 최근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청년수당을 두고 격론을 벌인 바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사회활동 의지를 갖춘 미취업 청년들에게 최장 6개월 동안 월 50만 원씩을 지급하는 청년수당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4일 “서울시의 청년수당 강행은 지자체의 명백한 포퓰리즘 사업”이라며 지방자치법 제169조 제1항에 의거, 직권취소 조치를 취했다. 이러자 서울시는 대법원에 보건복지부의 직권취소 조치에 대한 취소 소송을 제기, 법정 싸움을 시작했다.

그러나 청년수당 지급을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하던 정부는 이내 직접 청년들에게 지원금을 제공한다고 나섰다. 지자체의 청년 정책은 배척하고, 정부의 청년 지원금엔 2조1000억을 지출하는 모습은 도마 위에 오르기에 충분했다.

- 청년수당 지급을 반대하던 정부가 청년들에게 지원금을 직접 제공한다고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 OECD국가 대부분이 청년들이 학교 졸업후 취업 때까지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실업수당’을 지급하고 있지만 우리는 중앙정부 차원의 청년대책이 미흡한 실정이다. 때문에 지자체가 나서서 청년수당을 지급하겠다고 한 것인데, 이슈가 되고 호응이 일자 중앙정부가 지자체 정책은 반대하면서 자신들이 취업성공패키지를 지급하겠다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서울시나 성남시의 청년수당이 좋은 정책이라는 점을 정부가 스스로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가 하면 안 되고 중앙정부가 하면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 당 청년위원회가 앞장서서 청년문제 해결에 의지를 가진 지자체와 함께 청년수당 정책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 ‘흙수저’ 출신이라지만 한편에선 ‘준재벌’에 이른 인물이 전통 야당 청년위원장이 되는 것은 넌센스라는 볼멘소리도 있는데.

= 27살에 창업해서 도전과 노력을 거듭해 왔다. 80만원의 월급을 받으며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현재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우리 청년들이 겪었던 어려움들을 직접 경험해 왔다. 청년들의 문제를 몸소 겪고 극복해왔던 제 경험과 능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정책대안들을 마련해 나가겠다.

- 청년들이 정치에 진입하기에는 장벽이 많다. 정치를 지망하는 청년들을 키우는 ‘청년정치스쿨’은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 청년정치스쿨은 이미 우리 당에서 운영하고 있는 제도로 벌써 제5기 청년정치스쿨까지 운영된 바 있다. 각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의 강연을 통해 합리적 가치관과 소양을 갖춘 청년정치엘리트를 양성하겠다는 취지인데, 기존에는 서울에서만 행사가 이루어져서 비수도권의 청년들이 참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청년정치스쿨을 권역별로 순회하며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청년들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당이 청년을 키우고 그런 청년이 당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

- 청년 유권자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정치개혁을 이끌어 낼 젊은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이미 형성된 상태다. 앞으로 수립하고자 하는 청년 대책들에는 어떤 것이 있나.

= 당장 어려움에 빠져있는 청년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들을 펼쳐나가야 한다. 청년들에게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도전에서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우리 청년들이 저출산 고령화, 실업 및 고용불안, 육아와 교육, 전세대란 등 다양한 사회문제에 노출되면서 새로운 사회적 약자가 되어 있는 현실에서 일자리, 주거, 복지 등에 있어 청년 맞춤형 대안들을 실현해 나가겠다.

이제 임기를 막 시작한 시점이라 민주당 청년 정책연구소 내 연구위원도 없는 실정이다. 청년수당처럼 반응이 좋아 보이는 정책을 일단 내놓는 것이 아니라 적정 수준을 검토하고 고민하며 대책들을 마련해 앞으로 체계적으로 실천해나가겠다.

그간 더불어민주당 청년위원회는 청년들의 삶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청년들을 대변하지도 않고, 대변하는 시스템이나 의지가 있는 조직이 아니라는 평이 줄을 이었다. 청년들의 삶을 해결해주는 더불어민주당 청년위원회의 책임론에 대한 김병관 의원의 생각은 어떠할까.

- 그동안은 청년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다수다.

= 기존 청년위원장이라는 자리는 지금처럼 최고위원 자리가 아닌, 그냥 당의 청년위원 자리였다. 청년위원이 최고위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정책 발굴이 주도되지 않았다. 공천문제, 당에서 하는 청년 지원문제, 예산문제 등이 그 예다. 청년들을 위한 활동을 전혀 안 했다고는 할 수 없으나 청년들을 대변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고,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는 게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청년위원장이 지도부로 들어가면서 더욱 힘을 쓸 수 있게 됐다.

차세대 성장 프로그램 등과 같이 조직을 시스템화해서 체계적으로 청년조직이 움직일 수 있도록 청년인재들을 키우고 조직을 정비해 나갈 것이다. 앞서 기업을 이끌고 조직을 운영해봤다는 점에서는 네트워크 정당을 꾸리는 데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 청년위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신임 청년위원장으로서의 포부를 밝히자면.

= 우리 당원의 절반이 청년이고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청년인 것만 보더라도 내년 정권교체에서 청년이 매우 중요하다. 정권교체라는 새역사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청년이 맨 앞에서, 중심에 서야한다. 이제 우리당 청년들과 함께 강한 청년, 유능한 청년위원회를 만들어나가겠다. 그 힘으로 정치도 바꾸고 정권도 바꾸고, 나아가 대한민국을 바꿔나갈 것이다.

우리 당 청년을 위한 약속도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겠다. 당내 유능한 청년들이 정치에 더 많이 참여하고 자기 역할을 해 더 나은 대한민국을 이룩할 수 있도록 우리 당 청년위원회를 강하고 유능한 조직으로 만들어 갈 생각이다.

- 마지막으로 이 시대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청년 스스로 정치에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유럽에서는 청소년 시절부터 정당에 가입하고 정치를 배우는 반면, 우리 청년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거나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기성 정치의 잘못도 있지만, 그렇다고 정치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청년의 문제도, 세월호 문제도, 안보문제도, 먹고사는 문제도 정치를 통해 바꿀 수 있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고 정치와 선거에 참여해서 정치를 바꾸고 정부를 바꾸면, 대한민국이 달라질 수 있다. 정치에 더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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