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은 하나고, 길음은 계성여고 이전 수혜..지역 집값 들썩

서울 강북권 대표 뉴타운인 은평과 길음지역이 새로 생긴 고등학교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학교를 따라 맹모(孟母)들이 유입되면서 거리를 따라 가격이 벌어지고, 지역 전체의 집값이 들썩이는 것이다. 교육열만은 대치동·목동·중계동 등 전통 학군 인기지역과 다를 바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9일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은평뉴타운에서는 하나고등학교 도보 통학 여부에 따라 아파트 가격이 차이를 보인다.

하나고를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은평뉴타운제각말(대우푸르지오6단지)’의 전용면적 84㎡는 최근 1년간 4억8000만원에서 5억3750만원으로 6000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하나고와 떨어진 ‘상림마을7단지(현대아이파크B-14)’는 이 기간 4억4000만원에서 4억7750만원으로 약 4000만원 올랐다.

같은 은평뉴타운에서도 주거환경이 비슷한 두 아파트지만 하나고와의 거리에 따라 가격은 5억원대와 4억원대로, 1년간 상승액은 6000만원과 4000만원으로 차이가 뚜렷하다.

은평3지구에 위치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둘 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과는 거리가 있어 역세권수요는 없지만 제각말은 하나고 바로 옆이다 보니 학군수요가 있다”며 “자녀가 하나고에 다니고 있거나 하나고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하나고는 은평뉴타운 학교 정책에 따라 2010년 3월 개교해 6년여 만에 손꼽히는 명문 고등학교로 자리 잡은 곳이다.

올해 2월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2016년도 서울대 합격자 출신고교 현황’을 보면 하나고가 59명으로, △용인한국외대부설고(76명) △서울예고(75명) △서울과학고(73명) △대원외고(69명)에 이어 전국 5위다.

성북구 길음뉴타운은 계성여고 이전으로 수혜를 입었다. 길음동은 뉴타운사업으로 주거환경은 정비됐지만 지역 내 고등학교가 없어 교육환경이 열악했다. 그러다 2013년 8월 명동에 있던 계성여고의 이전이 공식화되면서 이후 집값이 꾸준히 상승했다.

부동산114 시세자료에 의하면 2013년 8월 계성여고 이전 소식이 발표되기 전후로 1년 동안의 길음동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큰 차이를 보인다. 발표 전 1년(2012년 7월~2013년 7월)간은 5.07% 하락한 반면, 발표 후 1년(2013년 9월~2014년 9월)간은 1.48% 상승했다.

특히 발표 시점 3.3㎡당 1349만이던 아파트값은 올해 4월까지 32개월 연속 상승해 1557만원까지 치솟았고, 이후 등락을 거듭해 8월 말 기준 1562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는 “자녀교육을 위해 이사하는 수요가 꾸준하다 보니 명문 학교가 신설되거나 이전하는 것만으로도 인근 집값이 들썩이곤 한다”며 “부동산시장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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