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분양물량 60㎡ 이하가 45%로 2000년 이후 최고

서울지역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평형간 불균형이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 서울지역 분양아파트의 주택 면적 간 공급 불균형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분양아파트의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 공급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중대형 아파트 비중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8월 현재까지 서울지역에서 분양된 새 아파트 물량은 총 1만5980가구로 이 가운데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 비중이 역대 최고치인 45.1%(7205가구)를 기록했다.

이 업체가 분양물량 조사를 시작한 2000년 60㎡ 이하 아파트의 비중이 26.1%였던 것에 비하면 20%포인트 가까이 증가하며 전용 60㎡ 이하의 소형이 분양시장의 대세로 부상한 것이다.

그동안 중소형 가운데 선호도가 가장 높았던 전용 60∼85㎡의 경우 올해 분양물량이 전체의 46.4%(7422가구)로 2000년(42.3%)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에 비하면 소형 아파트의 선호도가 얼마나 높아졌는지 알 수 있다.

이에 비해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는 전체 물량의 8.5%인 1353가구가 분양되는 데 그쳤다. 지난 2000년은 중대형 아파트 비중이 31.6%로, 소형(26.1%)보다도 높았던 것을 고려하면 최근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처럼 '소형 선호, 중대형 기피' 현상이 심화되는 것은 일단 인구구조가 핵가족화되고 1∼2인 가구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

또 안목치수 도입과 발코니 확장 허용, 신평면 개발로 소형 아파트의 실사용 면적이 증가한 것도 중대형 수요 감소, 소형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주택시장에 전용 60㎡ 이하 소형과 함께 전용 70∼75㎡의 틈새 평면이 인기를 끄는 것 역시 중소형 선호 현상의 한 단면이다.

이런 수요 변화는 올해 분양한 재개발·재건축 분양물량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올해 서울에서 공급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중대형 비중이 9.4%로 역시 2000년 이후 가장 낮았다.

반면 소형 아파트는 44.8%로 역대 최고였다.

부동산114 리서치팀 이미윤 과장은 "서울의 경우 신규 분양물량의 90% 이상이 재개발·재건축으로 공급되는데 최근 조합원 선호도가 반영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도 중대형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고가주택이 몰려 있는 서울에서 점점 중대형 공급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평형 간 공급 불균형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중대형 아파트의 희소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지난해 이후 중대형 비중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장기적으로 중대형 부족 현장이 나타날 수는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전세난이 심화하고 있고 인구구조 등 주택 수요층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중대형 공급 부족에 따른 부작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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