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난 강남에만 머물진 않을 것"

송파구를 필두로 강남권의 전셋값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 이달부터 중도금 대출 규제가 시행됨과 동시에 서울 송파구와 인접한 위례신도시와 미사강변도시에서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강남 3구의 전셋값은 올 들어 크게 낮아지는 추이다.

KB국민은행의 월간 가격동향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송파구의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말에 비해 0.02% 하락했다. 서울 전셋값 평균 상승률이 1.75%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역 공인중개사무소 등에 따르면 잠실지역의 아파트 전세가는 연초에 비해 3000만~4000만원 떨어졌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전세 보증금이 올 초 8억원이었지만 현재 7억원대 후반으로 낮아졌다. 7억원 내외였던 전용 59㎡는 6억6000만원에도 전세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신천동 '파크리오'는 전용 84㎡가 7억3000만~7억5000만원의 시세를 보이다가 최근 7억~7억2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29층 로열층이 6억9000만원에 계약되기도 했다.

송파구에서 시작된 전세가격 하락은 강남구와 서초구로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강남 3구의 아파트 전셋값이 일제히 하락했다. 강남구는 0.18%, 서초구는 0.10%, 송파구는 0.01%씩 떨어졌다. 이달 들어 강남 3구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말보다 0.07% 낮아졌다.

강남권역 전세시장이 얼어붙은 것은 서울 강남권 인프라를 그대로 누릴 수 있으면서도 전·월세가 저렴한 위례신도시와 미사강변도시로 세입자들이 대거 이동하고 있어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에만 두 신도시에서 2만1311가구의 입주물량이 쏟아진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강남권역 전세가격 하락과 관련해 "하남 미사 등의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전체적으로 강남 인근의 전세 공급이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라면서 "올 하반기와 내년에도 입주물량이 많아 한동안 전세 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입주물량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위례·미사와 가까운 송파구 등 강남 3구 전세시장이 바로 영향을 받았다"며 "올해 말부터 전국적으로 입주물량이 쏟아지기 때문에 역전세난이 강남에만 머물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안' 역시 강남권역 전세금 안정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토부는 오는 2025까지 국가철도망에 약 70조원을 투입해 전국 주요거점을 고속화철도로 잇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제3차 국가철도망 주요사업은 △어천 연결선 어천역~경부고속선 △지제 연결선 서정리역~수도권고속선 △남부내륙선 김천~거제 △강원선 춘천~속초 △평택부발선 평택~부발 △호남선 가수원~논산 △충북선 조치원~봉양 등이다. 계획안이 실행되면 수도권 30분 권역이 실현된다.

실제 수서~평택 간 SRT 노선(평택 지제역)과 평택~부발선 계획 발표로 경기 평택시는 부동산시장이 호황을 보였다. 2012년 6441건에 불과했던 부동산 거래량은 개발·교통 호재가 본격화된 2015년에는 1만1936건으로 급상승했다. GS건설이 분양 중인 '자이 더 익스프레스 3차'는 이번 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안에 직접 수혜단지로 꼽히며 계획안 발표 후 선착순 분양에 700여명이 몰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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