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사장후보 선임 유보..낙하산 인사 논란 등 부담

박창민 前 현대산업개발 사장(왼쪽)과 조응수 前 대우건설 부사장

대우건설 최종 사장 후보 결정이 미뤄졌다. 낙하산 논란을 비롯한 잡음이 당분간 더 이어지면서 대우건설 경영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20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본사 내부에서 최종 후보를 확정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박창민 前 현대산업개발 사장과 조응수 前 대우건설 부사장 중 최종 한 명으로 후보를 압축할 계획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박 前 사장 선임에 무게가 실리는 듯했으나 막판 사추위 위원 간 의견 조율이 안 돼 최종 후보 선정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사추위 회의는 최종 후보를 결정짓지 못하고 이날 오전 11시 40분경 결렬됐다. 최종후보를 낙점하지 못하면서 이날 오후 열리기로 한 이사회도 취소됐다.

대우건설 측은 "신임 사장 최종후보 선정을 위한 위원회를 개최했으나 의견조율이 안 돼 결론을 못 내리고 조만간 사추위를 다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정권 실세 외압과 낙하산 의혹 등의 논란이 불거지면서 후보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대우건설은 지난 5월 말 내부공모를 통해 신임사장을 채용하려고 했다. 그러나 박영식 現 사장을 포함한 내부인사 2명의 면접을 진행한 후 돌연 외부공모를 다시 실시했다. 이를 두고 대우건설 안팎에선 유력 정치인이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낙하산 인사로 지목되는 인물은 박 前 사장이다. 그가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제9, 10대 한국주택협회장을 지내며 연을 맺은 정치권 유력 인사들과의 관계가 전해진 탓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박 前 사장은 1979년 현대산업개발에 입사해 건축과 영업부문의 중책을 두루 역임한 인물이다. '35년 현산맨'으로 사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현산을 단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는 것은 대우건설 인사에 있어서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한다.

대우건설은 여태까지 단 한 번도 외부인사를 대표자리에 앉힌 적이 없다. 사내에서는 박 前' 사장을 선임하는 것은 사원에서 사장까지'라는 대우건설의 전통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대주주인 산업은행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가 하면 낙하산 인사에 대한 반대투쟁에 돌입한 상태다. 박 前 사장을 외부 낙하산으로 규정하고 자진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추후 선임 과정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