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청춘들은 바쁘다.

10대에는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학업에 매진하고, 대학에 와서는 취업을 목표로 각종 스펙을 쌓기에 여념이 없다. 사회는 그들에게 항상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강요 아닌 압박을 한다. 정해진 길을 걷지 않으면, 당신은 도태되고 말 것이라는 믿음이 만연해있다.

이 상황에서 청년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은 그리 많지 않다. 기업의 요구에 맞는 인재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서, 우리는 생각할 시간을 잃는다. 항상 나중을 위한 삶을 기약하면서 우리는 절대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놓치고 있다.

대학을 마치고 필자는 호주로 왔다. 어떤 이는 가지 말라고 만류했고, 다른 이는 부러워했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이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나는 비행기에 올랐다.

타지에서 살아가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나는 지금 이곳에서 행복하다. 호주에서의 삶은 자유롭고, 여유롭다. 사회적 관습이나 체면 차리기 때문에 무엇을 하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그 사람의 직업으로 그를 판단하지 않는다.

호주에 정착하는 이민자들의 큰 이유 중 하나는 직업에 대한 존중과 차별 없는 대우일 것이다. 호주의 최저시급은 $17.70 (한화 약15,000원)이다.

호주의 물가가 비싸다고는 하지만, 임금 역시 높기 때문에, 일을 한다면 생활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정도는 아니다. 열심히 일하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존재한다. 더이상 개천에서 용 나기 힘든 우리 사회의 모습과 대조된다.

이곳의 학생들은 우리처럼 공부만 하지 않는다. 지역마다 각종 스포츠클럽이 있고, 많은 학생들이 그곳의 멤버다. 학생들은 때론 클럽활동에 더 전념하기도 한다. 학생뿐만 아니라 직장인들도 여가시간이 우리에 비해 많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

예를 들면, 호주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여가활동 중 하나는 캠핑이다. 한국에서는 종종 일에 치여 여가시간이 충족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을 제일 우선시에 놓고 사니, 많은 중요한 가치들이 뒷전으로 밀린다.

최근에 신입사원 퇴사 비율이 27.7%라는 조사결과를 봤다. 이는 2014년 조사보다 2%가량 상승한 수치다. 주된 이유로는 조직 직무 적응 실패와 급여 복리 후생 불만이 있었다. 필자 주변에도 소위 말하는 좋은 직장을 들어간 이후에 회사에 적응하지 못해 퇴사한 지인들이 있다. 조직 적응에 실패하는 주된 이유 중의 하나는 청춘들의 이상적 가치와 회사 분위기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청춘들은 개인주의적인 마인드로 자라왔다. 나의 꿈은 무엇인지, 자아를 찾고 성취하는데 열중했으며 행복한 삶을 꿈꾸며 자랐다. 이 근본에는 ‘나’라는 개인이 바탕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한국의 기업들의 사내문화는 그렇지 않다. 나보다는 기업을, 즉 전체를 중요시 한다. 이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은 부적응을 낳는다.

직업이 삶의 모든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기업이 개인의 삶을 존중하지 않는 한, 개인이 충분한 여가시간을 갖기는 어렵다. 충분한 휴식을 갖지 못하면 오히려 생산성은 떨어지게 된다. 휴식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고, 삶을 더욱 즐기며 살아갈 수 있다.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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