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사추위서 재공모 결정..‘대우맨’에서 ‘외부인사’로
대우건설이 외부인사를 포함해 차기 사장 후보를 더 받기로 했다. 기존에 최종후보로 거론됐던 박영식 現 사장과 이훈복 전략본부장(전무)이 선임 가능성에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지난 23일 위원회를 개최하고 신임 사장 선임을 위해 외부인사를 포함한 재공모 절차를 밟기로 의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대우건설 차기 사장에는 現 대표이사인 박영식 사장과 이훈복 전략기획본부장 전무 2명이 경합을 벌였다.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지난 10일 두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과 사업계획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으나 최종 후보를 선정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낙하산 인사설, 공모설 등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사추위는 애초 대우건설 사장 인선이 '사내 후보'로 한정됨에 따라 다양한 후보가 지원하지 못한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사장 후보를 사내뿐만 아니라 외부로 확대해 후보군을 넓히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사추위는 "침체된 건설업황을 타개하고 빠른 시일 내에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내·외로 후보를 확대해 유능한 경영인을 선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며 외부후보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대우건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비리 등으로 곤경에 처하면서 사추위 내부에서 대우건설 사장 공모를 좀 더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장 후보 재공모는 '대우건설 사장은 대우건설 출신만 뽑는다'는 보이지 않는 불문율을 깨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대우건설은 현재까지 대우건설 출신 인사를 고집해 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 출신으로 다른 건설사 사장을 역임한 경우는 중견건설사까지 합하면 수백명에 달한다"며 "대우가 업계에서 'CEO 사관학교'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굳이 내부인사를 두고 외부에서 데려올 필요가 있겠냐는 것이 그동안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내달 14일에 끝나는 박 사장 임기를 감안하면 늦어도 오는 29일에는 주주총회 소집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런 촉박한 일정에도 감행하는 것인 만큼 사실상 차기 사장을 다른 후보에서 찾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외부인사로 거론되는 인물은 최광철 SK건설 사장과 정지택 두산건설 부회장 등이다.
최광철 SK건설 사장은 미국계 글로벌 건설업체 벡텔(Bechtel)에서 부사장을 지냈다. 지난 2008년 부사장직인 최고기술경영자(CTO)로 SK건설에 합류했고, 플랜트 담당 사장을 거쳐 2012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정우택 새누리당 정무위원장의 친형인 정지택 두산건설 부회장은 두산 IT부문 총괄담당 사장으로 영입돼 두산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두산테크팩BG, 두산산업개발, 두산건설 대표를 거쳐 현재는 두산중공업 부회장으로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24일 오전 회사 홈페이지 등에 재공모 공지를 띄웠다. 다음달 1일까지 지원자를 받는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