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지수 격차 1993년 이후 최대...펀더멘털 개선 집중 성장주서 가치주로 시선 이동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와 나스닥100지수의 격차가 1990년대 초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무슨 일일까. 

전문가들은 시장의 초점이 그동안 고공행진해온 성장주에서 저평가된 가치주로 옮겨지고 있는 탓이라고 설명한다.

다우지수는 뉴욕증시 우량주 30개로 구성됐다. 나스닥100은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100개 우량기업만 꼽아 만든 지수다. 대표 성장주인 기술주의 간판 지수인 셈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다우지수는 8일(현지시간)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 사이 나스닥100은 조정 수준까지 밀렸다. 조정은 주식을 비롯한 자산 가격이나 시장 지수가 전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는 걸 말한다.

다우지수는 이날 사상 최고치 1% 이내에서 마감하고, 나스닥100지수는 전 고점 대비 10% 넘게 낮은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는 두 지수의 격차가 이렇게 벌어진 건 199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우(파랑)-나스닥100지수 추이[자료=FRED]
다우(파랑)-나스닥100지수 추이[자료=FRED]

마이크 베일리 FBB캐피털파트너스 리서치 책임자는 "투자자들이 경기회복에 더 확신을 갖고, 기술주와 성장주보다 주가 수준이 더 합리적인 대형주 가운데서 펀더멘털의 개선을 취하려 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합리적인 가격에 펀더멘털 개선을 중시하는 움직임이 다우지수를 신고점으로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이날 다우지수 구성 종목 30개 가운데 하락한 종목은 5개에 불과했다. 월트디즈니가 6%, 비자와 골드만삭스, 홈디포 등은 각각 2% 넘게 올랐다.

나스닥100 종목 중에는 애플, 테슬라는 말할 것도 없고,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반사이익을 톡톡히 본 종목들이 두루 내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 넷플릭스, 줌 등이다. 줌의 낙폭은 8%에 가까웠다. 

성장주 랠리와 맞물려 뜨거운 투자 열기를 뽐냈던 '스팩'(SPAC)도 된서리를 맞았다. 

스팩은 비상장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인수회사(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를 말한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게 목적이다. 

스팩주를 추종하는 IPOX스팩지수는 이날 2.6% 떨어지는 등 최근 5거래일 가운데 4거래일 동안 하락했다.

FBB의 베일리는 미국 증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같은 로테이션(회전)에 대해 "기술주와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의 조정이 일어나고 있는 듯 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코로나19 승자들이 너무 비싸졌기 때문에 주가 수준을 낮춰야 할 때라고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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