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바이두 등 잇달아 車 제조 준비
텔레매틱스·자율주행 등 기술에 강점
계획 발표 뒤 주가 급등…자본 몰려

샤오미카 콘셉트 [사진=바이두]
샤오미카 콘셉트 [사진=바이두]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전기차 시장 진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직 정식으로 추진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시를 통해 "줄곧 전기차 생산능력의 발전에 관심을 둬왔다"며 진출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샤오미는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자동차 제조에 관심을 보인 가장 최근 사례다. 이미 IT 업계에서 '자동차'라는 단어는 낯설지 않게 됐다. 앞서 미국 전자업체 애플, 중국 IT 대기업인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이 잇달아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었다. 

바이두는 지난 1월 중국 자동차 대기업 지리자동차와 전기차 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했으며, 알리바바그룹은 상하이자동차그룹(SAIC)과 손잡았다. 애플은 자동차 생산을 위해 완성차 업계와 협상 중이며, 화웨이는 배터리 기업 CATL과 업무 제휴를 발표했다. 

IT 기업들은 그동안 자율주행 등 자동차 관련 기술에 꾸준히 투자해왔지만, 직접 자동차 생산에 나서는 것은 최근의 일이다. IT 기업이 기술 개발을 넘어 직접 제조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기차 산업에 몰리는 자본

우선 전기차 산업에 대한 자본시장의 요구와 기대가 있다. 바이두는 자동차 시장 진출 계획이 처음 보도된 지난해 12월 15일 주가가 13.83% 급등했다. 이후에도 계속 올라 지난해 11월 500억달러(약 55조9900억원) 미만이었던 시가총액이 900억달러(약 100조782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아직 자동차를 만들지도 않았는데, 계획 발표만으로 시가총액이 사상 최고치로 오른 것이다.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는 이미 시가총액이 6548억달러(733조7688억원)으로 세계 최대 자동차 회가 됐다. 특히, 테슬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000배로 애플(32.7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그만큼 테슬라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 투자자가 많다는 얘기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NIO)도 시가총액이 730억달러(약 81조7965억원)로 제너럴모터스(GM)나 BMW, 볼보를 넘어섰다. 

애플카 콘셉트 [사진=menithings]

전자 제품 닮아가는 자동차

전기차 시대에 접어들면서 자동차가 점점 전자기기화되는 것도 기술 기업에 기회가 되고 있다. 배터리와 모터로 움직이며 다양한 전자장치를 탑재하는 전기차에는 텔레매틱스(자동차와 무선통신을 결합한 서비스),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이 중요한데 이때 기술 기업의 강점이 두드러지는 것이다. 

지난 100년 동안 자동차는 세계에서 가장 진입 장벽이 높은 산업이었다. 독일과 일본, 미국 등의 일부 자동차 업체가 엔진과 변속기 등 핵심 기술을 영업 비밀로 신규 경쟁자의 참여를 제한했다. 그러나 엔진과 변속기가 필요하지 않은 전기차는 기존 자동차 시장이 가진 진입 장벽이 없는 것이다. 

오히려 기존 자동차 업체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서 뒤처지고 있다. 실제로 독일 폭스바겐의 첫 순수 전기차 모델인 'ID.3'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개발에 시간이 걸려 출시가 연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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