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취임하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경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듯합니다.

지난해 연말에는 미국 금리인상, 연초에는 중국발 쇼크로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쳤습니다. 그 여진은 아직도 진행 중이죠. 저유가로 인한 글로벌 실물경제도 최악입니다.

나라 안으로는 풍선처럼 불어오른 가계부채 뇌관이 언제 터질지 조마조마한 상황입니다. 이미 올해 3%대 경제성장은 희망가일 뿐 해외 전문 투자은행(IB)이나 국내 민간경제연구소들은 2%대 중후반을 예상합니다.

박근혜 정부 임기말 한국경제를 책임질 3기 경제팀 수장인 유일호 부총리는 올해 3.1% 성장 달성이 가능하다고 자신합니다. 우리 경제 위기론에도 고개를 젓습니다.

유 부총리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흔히 위기라면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때인데, 아직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녹록하지는 않지만 위기로 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미국 금리인상이나 중국 성장률 하락도 지켜보고 있지만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미 천장을 뚫은 가계부채 역시 관리가 필요하지만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는 인식입니다. 전임 최경환 경제부총리 시절 경기부양을 위해 빚내서 집 사라 했던 정책기조에 대해 우리 경제의 위협 요인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도 유 부총리는 큰 문제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그는 "올해 안정적인 회복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3기 경제팀 수장인 유 부총리는 2기 최경환 경제팀 정책을 승계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부총리의 발언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따라서 경제팀 수장인 유일호 경제부총리의 낙관적 시각이 나쁠 건 없습니다.

되레 '걱정 없다'는 경제부총리의 벌언은 '걱정 없게 하겠다'는 자신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죠. 시장참여자나 경제주체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엄중한 현실적 경고를 등한시하거나 외면한 근거없는 낙관론이 불러올 미래가 불안합니다.

어쩌면 박근혜 정부 마지막 경제팀일지 모르는 유일호 경제팀은 이전 경제팀이 벌여놓은 일들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더불어 사면초가인 한국경제의 신성장 동력을 준비하는 경제 구조개혁의 프레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청소도 하고 공사도 해야 하는 셈이죠.

3%대 경제성장률 이라는 숫자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청소도 가능하고 공사도 할 수 있습니다. 2%대 성장률을 감내하더라도 지속가능한 성장 틀을 만드는 일이 더 급해 보입니다.

유일호 부총리의 자신감 넘치는 낙관론이 무소신이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근거 있는 낙관론이길 기대합니다.

***詐不作은 거짓으로는 얻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한글 사부작을 한자로 작문해본 겁니다. 우리 경제 주체 모두가 힘 빼고 사부작사부작 내실 있는 성장판을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도 담았습니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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