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들 사이에서 금수저 흙수저는 일상화된 말투입니다. 주로 금수저를 부러워하는 흙수저들 사이에서 오가는 자조 섞인 얘기들이죠.

필자는 얼마 전 아들과 페이스북(페북) 친구가 됐습니다. 자연스럽게 아들 페북을 기웃대면서 또래끼리 수저 공방이 이미 익숙해졌음을 실감했습니다. 필자도 아들한테 흙수저를 물게 해줬는데..

블룸버그가 세계 부호 상위 400명을 대상으로 금수저가 얼마나 되는지를 조사한 결과를 내놨습니다. 미국은 39%, 중국은 0.3%에 불과하지만 한국은 100%였습니다.

한국은 400위 안에 든 5명 모두가 금수저였습니다. 미국 중국 일본 등은 대부분 자수성가형 부호들이지만 한국은 모두 상속형 부자들입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모두 재벌 2~3세입니다.

G2로 급부상한 중국은 조사 순위권 내 29명 중 1명을 빼곤 창업가였다는 사실이 부럽습니다. 이들 창업가를 흙수저로 간주하긴 무리가 있겠지요. 최소한 부를 대물림한 금수저는 아니죠.

한 케이블채널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응답하라 1988'(응팔) 시대만 해도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먹혔지요. 흙수저들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꿈을 잃지 않았습니다. 불과 30여 년 전엔 흙수저 금수저란 체념적 말투는 없었죠.

요즘 청춘들 사이에선 금수저 아니면 성공하지 못한다고 꿈조차 팽개쳐버리는 사회적 공기가 똬리를 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감히 창업이란 도전을 접어버리는 거죠.

올해 한국경제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한국경제를 둘러싼 안팎으로 녹록지 않은 현실입니다. 미국 금리인상이 그렇고 중국 경제도 걱정입니다. 저유가로 인한 수출전선도 빨간불입니다.

연초부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증시가 곤두박질했습니다. 글로벌 경제상황과 금융시장이 병신년 한국경제의 험로를 예고합니다.

더 심각한 건 도전을 포기하고 있는 흙수저들입니다. 청춘들의 도전의식이 사라지면 당장의 시련보다 더 가혹한 한국경제를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체념하고 좌절하는 청춘들이 늘어가는 한 대한민국의 위기는 계속됩니다. 개천에서 용나는 세상은 누가 만들어야 할까요.

<편집국장>

***詐不作은 거짓으로는 얻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한글 사부작을 한자로 작문해본 겁니다. 우리 경제 주체 모두가 힘 빼고 사부작사부작 내실있는 성장판을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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