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주류 소비 줄어, 하이트진로 '테라' 판매 호조도 영향

신선함을 강조한 카스 '야스' 캠페인

 '갓 만든 맥주' 슬로건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왔던 오비맥주 브랜드 '카스'가 재고 적체에 따른 생산 중단에 돌입한다. 맥주 성수기를 앞둔 시점 장기간 생산 중단은 오비맥주의 현 상황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부분이라는 평가다.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시장 순위 변동도 예측되고 있다.

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 청주공장은 6일부터 4주간 제품 생산을 멈춘다. 주문량에 맞춰 출고와 공장 설비 등의 업무 등은 유지된다. 이로인해 청주공장 인력 300여명 중 약 40%는 강제 휴무에 돌입한다. 이들은 4주간 평균 임금의 70%만 급여로 지급 받는다.

오비맥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확산되며 회식과 외식 수요가 감소하고 주류 소비 역시 급감하자 생산량 줄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외식업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월 마지막 주 국내 외식업체의 평균 고객 수는 59%, 3월 중순에는 66% 급감해 오비맥주의 주장을 뒷받침 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생산 중단 사유가 판매 급감과 재고 적체 심화에 따른 것인 만큼 오비맥주의 실적부진이 시장 예측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오비맥주가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 적체로 휴업을 진행할 만큼 국내 사업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4주간 생산이 중단은 해당 기간 만큼 판매가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오비맥주는 카스 맥주 ‘야스(YAASS)’ 캠페인을 전개하며 ‘갓 만든 맥주’를 강조한 바 있다. 맥주는 고도주와 달리 ‘신선도’가 무엇보다 중시되는 신선식품으로 공장에서 갓 생산한 맥주가 가장 맛있는 맥주라는 일반적인 통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제고 적체로 인한 생산 중단에 들어간 만큼 신선함을 강조한 '갓 만든 맥주' 슬로건은 무색하게 됐다는 평가다.

오비맥주의 이같은 판매 부진은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출시 1년만에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며 점유율을 확대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테라는 출시 초부터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며 출시 6개월 만에 점유율을 10%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4월 출시된 테라는 39일만에 100만 상자 판매를 돌파하며 맥주 브랜드 가운데 출시 초기 가장 빠른 판매 속도를 기록했다. 이후 97일 만에 300만 상자 판매(6월 25일 기준), 152일 만에 600만 상자를 판매(8월 19일 기준)하며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테라는 7·8월 여름 성수기 시즌에만 300만 상자(한 상자당 10L 기준) 이상 매출고를 올리며 2억병 판매를 돌파했다.

'테라' 인기에 하이트진로 맥주공장 가동률은 급상승했고 시가총액 또한 3년 6개월 만에 2조원을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오비맥주 청주공장에서 카스 중병 기준 약 100만 상자(2400만병)의 재고가 적체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갓 만든 맥주' 슬로건이 무색해지고 있다”며 “테라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 맥주시장 순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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