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중국 우한에 설치된 임시 병동[사진=연합뉴스]

미국 정보당국이 중국의 코로나19 통계는 가짜라는 내용의 극비 보고서를 작성해 지난주 백악관에 보고했다고 블룸버그가 3명의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관리들은 보고서가 극비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 등에 대해 중국이 공개한 정보가 불완전하다는 게 보고서의 골자라고 귀띰했다. 2명의 관리는 중국의 숫자가 '가짜'(fake)라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라고 거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주(3월 25일) 코로나19 대응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그들(중국)의 숫자가 조금 적어보이긴 한다"며 중국의 코로나19 통계를 의심했다. 다만 그는 중국이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은폐했다는 내용의 정보당국 보고서를 받아 본 적은 없다고 했다.

중국의 코로나19 정보 은폐 의혹이 나온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던 의사 리원량이 처음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게 지난해 12월 말인데, 그는 당시 유언비어 유포 등의 혐의로 중국 당국으로부터 체포 위협을 받았다. 리원량은 우한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다가 자신도 감염돼 지난 2월 사망했다.

그 사이 중국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인 위챗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온라인상 대화를 검열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중국 보건당국은 여러 차례 코로나19 발병 통계 기준을 바꿔 불신을 부채질했다. 중국이 이날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 수를 처음 공개한 것도 중국 내 무증상 감염자의 통계 누락에 대한 우려에 따른 조치다. 중국에서는 최근 무증상자를 통한 2차, 3차 감염 사례가 잇따랐지만, 무증상자는 정작 공식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이날 현재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8만2361명, 사망자는 3316명이지만 미국은 확진자가 21만3372명, 사망자는 4757명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인구가 약 3억3000만명인 미국에 비해 인구가 14억명에 달하는 중국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너무 적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통계의 신뢰성이 흔들리면 유효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이날 CNN과 한 회견에서 중국의 불투명한 대응을 비판했다. 그는 "중국이 더 기꺼이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말했다면, 우리가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중국이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세계가 알게 된 지난해 12월보다 더 이전, 어쩌면 한 달 정도 이전에 중국에서 (코로나19의) 발병이 현실이었다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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