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째 1%대 상승...근원물가 상승폭 외환위기 이후 최소

통계청 안형준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1%대 상승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식재료 소비가 급증해 가공식품과 축산물 가격 상승세가 돋보였다.

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54(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 올랐다.

소비자물가는 지나해 12개월 연속 1%를 밑돌았지만 올 들어 1월(1.5%), 2월(1.1%)에 이어 3월까지 3개월 연속 1%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농산물 가격 기저 효과가 사라지고 석유류 가격이 오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최근 가팔라진 국제유가 하락세가 국내 유가에 반영돼 물가 상승폭이 둔화했다.

[자료=통계청]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패턴 변화도 물가 변동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요했다. 감염 공포로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짙어지면서 식재료 소비 수요가 늘었다. 이 여파로 축산물과 가공식품이 1년 새 6.7%, 1.7% 상승했다. 

이에 비해 외식비가 0.9% 상승에 그치는 등 외식·여행을 비롯한 서비스물가 상승률(0.5%)이 외환위기 때 기록했던 역대 최저치를 경신한 2월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코로나19 사태로 급격히 올랐던 마스크 가격(KF94 방역용 기준)은 공적 물량이 풀리면서 상승세가 크게 둔화했다.

통계청의 일일 가격조사 결과 오프라인은 약국과 마트를 합쳐 공적 마스크 판매가격(1500원)보다 300원 높은 1800원 정도이고, 온라인은 5000원대였던 것이 4000원대 초반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비싼 수준이다.

공업제품 가운데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에 따라 승용차 가격이 2.6% 하락했다.

이밖에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 상승률은 0.7%에 그쳤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대비 0.4%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9년 12월(0.1%) 이후 20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1.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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