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세계 경제가 'V'자형으로 급반등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시들해지고 있다. 바이러스가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 증폭하고 있다. 

게다가 최초 발원지인 중국으로 바이러스가 다시 유입되면서 경기회복이 계속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 투자자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바이러스 궤도 예측불허

이코노미스트들은 코로나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다만 침체 이후 회복에 대한 전망은 제각각이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단기간에 빠르게 퍼진 만큼 회복도 가파를 것이라는 V자형 회복론은 힘을 잃고 있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바이러스 자체가 어떤 궤도를 그릴지 알 수 없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셉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올 2분기가 끝나가는 5월 말 바이러스 확산이 진정세에 들어갈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며 "여름 내내 계속되면 경제적 파장이 증폭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V' 혹은 'U'자 아닌 '나이키'형 회복

원래 미국은 코로나로 인한 폐쇄가 부활절(4월 12일) 이후 풀리고 경제활동을 재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확진자와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불면서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백악관은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최소 2주 내 정점에 도달해 10만~24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경제 정상화 목표 시한도 미뤄졌다. 백악관은 경제 재개 시점을 부활절에서 6월 1일로 미뤘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이달 30일까지 한 달 연장됐다. 

이러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한순간 사라지기보다 그 규모와 정도를 달리해 일상에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경제 회복도 V자 혹은 U자형이 아니라 나이키 기업로고 형이 될 것이라고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전망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 최대 25% 감소하고 3분기에 최대 15% 반등한 뒤, 4분기에는 정체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올해 세계경제 '제로성장'...장기투자 기회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제로(0)에 근접할 것이라고 봤다. 성장률 전망치가 종전 3.3%에서 0.40%으로 급격하게 낮아졌다. 

제로 성장률은 1982년 경제 붕괴 이후 목격된 적이 없다. 당시 세계 경제는 0.43% 성장해 1929~1939년 대공황 이후 최악이었다. 

폴 그루엔왈드 S&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경제활동과 금융시장에 이례적인 충격을 가하고 있다"고 성장률 전망치를 급격하게 낮춘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5%에 가까운 반등이 예상됐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 역시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연례서한에서 코로나 이후 경제 회복을 낙관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이 신용경색 문제에 재빠르게 대응하며 정부들도 재정부양을 통해 공격적인 대책을 내놨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자본시장의 새판짜기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 투자자들에게 지금 시장이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심리는 물론 기업, 소비 행태 등이 모두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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