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30일 단기 유동성 금리를 '깜짝' 인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가운데, 중국도 사실상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글로벌 경기부양 대열에 합류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를 통해 시중에 500억 위안(약 8조6000억원) 유동성을 순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인민은행이 공개시장 운영을 재개한 건 30거래일만이다. 특히 역레포 금리는 기존의 2.4%에서 2.2%로 0.2%포인트 낮아졌다. 인하 폭으로는 2015년 이후 약 5년 만의 최대치다. 인민은행은 앞서 2월초 춘제 연휴 직후엔 역레포 금리를 0.1% 포인트 인하했다. 

역레포는 통화 당국이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발행된 국채나 정부보증채 등을 사들이는 공개시장 조작 중 하나다. 시장은 이번 역레포 금리 인하가 대규모 채권 발행을 위한 풍부한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함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2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중앙정치국회의에서는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공격적인 통화·재정 부양책을 예고하면서 재정적자 확대와 더불어 특별국채와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권 대거 발행할 계획을 밝혔다. 또 온건한 통화정책 기조에 유연성을 더 강화해 시장금리 인하를 유도할 것임도 강조했다. 이번 역레포 금리 인하는 '코로나19 부양책'의 후속 조치인 셈이다. 

사실 중국은 그동안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 부채 압박 등을 이유로 통화 완화에 ‘신중’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전 세계 대유행)으로 글로벌 경제 활동이 사실상 '셧다운' 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잇달아 공격적인 통화정책 대응에 나선 가운데, 중국도 사실상 여기에 동참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시장은 인민은행이 이제 추가 금리 인하에도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중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와 대출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줄줄이 내릴 것이란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오는 17일 약 5600억 위안 물량의 MLF 만기가 도래하는데, 이때 MLF 금리를 인하하고, 이어 20일 LPR도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다. 팡정증권은 LPR 인하 폭을 0.2% 포인트로 전망했다. 

이밖에 대출금리 인하에 따른 은행권 예대마진 압박을 낮추고 대출 여력을 확대하기 위해 추가 지급준비율 이하와 예금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5년 10월 이후 줄곧 예금 기준금리를 1.5%로 동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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