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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의 금융夢]코로나 난리 속 전경련·경총의 '딴 세상' 살이
  • 이명헌 기자
  • 승인 2020.03.2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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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논의를 위한 경제주체 원탁회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난리 통'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확산하면서 외출·외식을 자제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식당을 비롯한 모든 상점이 썰렁하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전 세계에 있는 공장이 멈췄고 소비심리 위축으로 경영에 큰 타격이 우려되는 등 상황이 녹록지 않다.

소상공인은 물론이고 대기업, 소외계층 등 여기저기서 "이러다 죽겠다", "정부가 좀 도와달라"는 말이 나오는 게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진다. 실제로 각 경제단체나 협회 등에서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는 목소리와 제안들이 쏟아진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이해가 되고 안타까움도 느껴진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빼면 그렇다.

최근 전경련과 경총의 행보를 보면서 '이게 뭐지?'란 의문이 들었다. 정부와 기업, 시민 모두가 코로나19 위기를 하루빨리 벗어나고자 힘을 모으는 상황에서 엉뚱한 주장들이 나오고 있어서다.

우선 손경식 경총 회장이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요구한 법인세 인하 요구가 그렇다. 법인세를 내리면 기업이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렇지만 지금이 적절한 시점인가를 묻고 싶다.

기업이 돈을 아끼는 것 외에 지금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무슨 도움이 되는지도 궁금하다. 지금은 당장의 소득을 보전하고 소비 절벽이 나타나지 않도록 시중에 돈을 공급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 국내에서 재난 기본소득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미국 등에서 실제로 그렇게 하겠다는 이유다.

기업의 세금을 깎아주는 게 투자를 활성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당장 아무도 소비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이 공장을 짓고 연구개발비를 투입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정부가 법인세를 인하해준다고 하면 바로 내일부터 공장을 짓고 사람을 고용하고 급여를 지급할 수 있지 않다는 것은 손 회장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전경련의 대형마트 의무휴업도 마찬가지다. 의무휴업은 시행 때부터 찬·반 팽팽했고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마트 의무휴업으로 불편함을 강하게 토로했던 사람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휴업 폐지가 대형마트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데 무슨 도움이 될까 싶다.

주지하다시피 대형마트의 경영악화는 소비문화의 변화로 코로나19 이전부터 진행돼왔다. 의무휴업이 폐지된다고 대형마트의 상황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만약 의무휴업이 폐지돼 사람들이 대형마트로 몰려든다면 코로나19 감염을 확산할 우려만 커진다.

주요 기업들이 코로나19 극복에 도움이 되고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상황에서 경총과 전경련이 이런 주장을 한다는 게 상당히 아쉽다.

삼성과 현대차뿐 아니라 국내 주요 기업들은 기부금을 넘어 연수원 등을 치료시설로 제공하고 자가격리자에 대한 생필품과 도시락 배달, 헌혈까지 더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가 엉뚱한 얘기를 하는 것은 오히려 주요 기업과 구성원들의 노력과 희생을 폄하하고 결국 제 잇속만 챙기는 집단에 불과하다는 오해를 사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명헌 기자  lmh@business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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