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억제된 소비 수요는 약 1조5000억위안(약 260조원) 규모다. 이런 수요는 전염병 확산 종료 후에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심지어 '보복적인 반등'을 할 수도 있다."

25일 중국 국가통계국 홈페이지에 게재된 성라이윈(盛來運) 부국장의 최근 언론 기고문 내용이다. 중국에서 코로나19 진정세에 중국인들이 '보복적 소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온다. 

보복적 소비는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령 등으로 억눌렸던 소비가 경기 회복세 속 보상 심리 차원으로 급증하는 걸 말한다. 

중국 현지 언론을 통해 본 중국인들의 보복적 소비 행태는 꽤나 강렬하다. 

푸젠성 푸저우시 한 버블티 가게에선 5ℓ 짜리 대형 생수통에 담은 '대왕 버블티'를 출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세에 따른 ‘봉쇄령’으로 그동안 버블티를 못 먹은 소비자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출시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중국 산둥성 웨이팡의 한 고깃집은 최근 영업을 재개했는데, 50여종 메뉴, 모두 1200위안(약 21만원)어치를 배달시켜 달라는 주문 전화를 받았다. 처음엔 장난 전화인 줄 알았는데, 정말이어서 3시간에 걸쳐 메뉴를 요리했다고 한다.

보복적 소비는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실수요가 폭발하면서다.

중국 재경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 사이 장쑤성 쑤저우에선 신규 아파트 단지 3곳이 1000여 가구 분양을 시작했다. 이중 온라인으로 분양한 '후시싱전' 단지의 경우, 1분 만에 판매액 12억 위안을 찍었다. 1시간 만에 전체 432가구 분양 물량의 90%가 소진됐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쳤던 지난달 중국 전체 도시 25~35%에서 주택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것과 비교된다. 

사실 코로나19로 중국 소비는 직격탄을 입었다. 앞서 1~2월 중국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 지표를 발표한 이후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에서 소비 기여도는 57.8%에 달해 경제성장의 3.5%포인트를 끌어올렸다. 소비 위축은 그만큼 중국 경제에 치명타다. 중국 중앙정부에서부터 지방정부까지 나서서 보조금, 소비쿠폰 등과 같은 소비 부양책을 쏟아내는 이유다. 

웨이젠궈 중국국제경제교류중심 부이사장은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얼어붙었던 소비가 풀리며 중국 전체 소매판매액이 45조 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41조 위안에서 9%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소비 증가율인 8%보다 높다.  

다만 보복적 소비가 국부적인 현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입으면서 고용압박을 초래해 주민 소득이 하락하고 소비 심리가 저조한 상황에서 보복적 소비를 기대하긴 힘들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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