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사진=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가 25일(현지시간) 새벽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조달러(약 2500조원) 규모의 재정부양책에 최종 합의했다. 이 소식에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 선물이 일제히 급등세를 나타냈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가계와 기업에 거액을 지원하는 역사적인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도 의료체제 정비에 1300억달러를 쓸 것이라며 이번 합의의 의의를 강조했다. 

민주당 일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하원이 상원의 경기부양책을 신속하게 승인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백악관과 상원 여야 지도부가 이날 합의한 재정부양책은 최대 2조달러,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0%에 이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시행한 경제대책(7000억달러) 규모를 훌쩍 웃돈다. 코로나19 사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단일 경제대책으로는 사상 최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가 6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봤다.

이번 대책에는 미국민 1인당 최대 1200달러의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실업급여도 확대된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업장 폐쇄, 이동제한 등의 조치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신용공여 등을 통한 기업 지원 규모는 당초 5000억달러에서 9000억달러로 2배 가까이 늘어난다. 

일련의 조치는 코로나19발 경기침체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경제가 2분기에 두 자릿수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가계와 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공급해 'V'자 경기회복을 꾀하겠다는 게 이번 재정부양책의 목표다.

블룸버그는 최근 미국 경제가 2분기에 적어도 1947년 이후 최악의 역성장을 경험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JP모건은 미국의 2분기 성장률로 -14%를 예상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각각 -12%를 전망치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24%, 모건스탠리는 -30%를 예상했다. 시간이 갈수록 비관 수위가 더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제임스 불라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보다 더 암울한 전망을 제시했다. 미국의 실업률이 2분기에 30%(2월 실업률 3.5%)로 치솟고, 국내총생산(GDP)은 50% 쪼그라들 수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미국 백악관과 여야가 2조달러 규모의 재정부양책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뉴욕증시 주요 지수 선물은 급등세를 나타냈다. 한국시간 오후 4시 10분 현재 다우지수 선물은 228포인트 오름세를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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