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중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 조업을 중단했던 수출업체들이 다시금 공장 가동 재개에 나섰지만 또 다른 역풍을 만났다. 코로나 19 팬데믹(대유행)으로 해외 주문이 끊겨 또 다시 조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24일 중국 증권시보 보도에 따르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광둥성 둥관의 징두시계는 지난 21일 직원들에게 향후 최소 3개월 휴업한다는 통지문을 보냈다. 징두시계는 미국 명품시계 제조업체 파슬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인데, 최근 파슬 측으로부터 주문을 취소, 혹은 연기한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미국·유럽 등을 강타하면서 현지 소비가 급감한 데 따른 영향이다. 

이는 가뜩이나 올 초 코로나19에 따른 휴업령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수출업체에 또 다른 충격이 되고 있다. 현재 둥관 지역엔 징두시계처럼 해외에서 주문을 받아 공장을 돌리는 OEM 업체가 상당수다. 그런데 코로나 19 사태가 전 세계로 번지며 이들 대부분이 생존의 위기에 직면했다.

샤오야오페이 광둥외국어무역대학 국제경제무역학원 교수는 "현재 유럽·미국의 상황은 앞서 중국 내 코로나19 발발 초기 때처럼 경제 활동이 거의 마비돼 소비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로 인해 중국 대외수출이 입을 충격은 매우 클 것이라며 향후 코로나19가 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으로까지 번지면 충격파는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외 무역환경이 꽁꽁 얼어붙으며 중국 수출업계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달 15일 광둥성 광저우에서 개최 예정이던 중국 최대 무역 전시회인 중국수출입상품교역전(캔톤 페어) 개최마저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됐다. 

중국 대외무역 '바로미터'로 불리는 캔톤 페어는 전 세계 각지 바이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수출계약을 따내며 거래를 성사시키는 장이다. 지난해 봄철 캔톤 페어에서만 약 2000억 위안어치 수출 계약이 성사됐다. 

캔톤 페어는 지난 1957년 1회를 시작으로 매년 봄, 가을 두 차례씩 빠지지 않고 열렸다. 중국 대륙에 광풍이 몰아쳤던 문화대혁명 때에도 개최됐다. 중국도 그동안 자국내 코로나19가 소강상태에 접어듦에 따라 캔톤 페어를 예정대로 열어 수출업체를 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비쳐왔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며 결국 무기한 연기돼 수출업체들의 시름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