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코스피·코스닥지수./사진:한국거래소

'18%, -9.8%'

3주 전과 지금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수익률이다. 국내 증시가 추락을 거듭하면서 ISA 수익률도 곤두박질쳤다.

코스피가 3주 전만해도 2100 안팎이었는데 이제는 1600에도 못미친다. 지난달 중순 불안한 흐름을 보일 때 고민하지 말고 돈을 뺐어야 하는데란 생각이 든다. 투자 규모가 크지는 않아 좋은 차는 못사도 맛나는 저녁은 몇번 먹을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후회는 늦었다. 이미 손실이 나고 있으니 이제는 어쩔수 없이 '존버(끝까지 버틴다)'에 들어가야 한다.

마음은 아프지만 과거의 경험을 위안삼아 희망을 품고 버터보려 한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정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2010년 하반기쯤부터 코스피200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매달 조금씩 샀다. 분위기는 좋았다. 1800선을 밑돌던 코스피가 2000을 넘어섰고 해를 넘겨 2011년 2100도 돌파하면서 수익률도 따라 올랐다. 

그러다 2011년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발 금융위기가 부각되면서 증시는 추락했다. 그러면서 두자릿수였던 코스피200 ETF 투자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진입했다. 당시 '손절을 잘해야 돈을 번다'는 말을 떠올리면서 모두 현금화했다.

이후 국내 증시는 지루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다 2016년 하반기부터 오름세를 탔고 코스피는 2600 안팎까지 상승했다. 

코스피200 ETF에 투자했던 사실을 잊고 있었는데 여의도 모 카페에 들었다가 옆자리에 앉은 사람의 말을 우연히 들었다. 요컨대 죽었다고 생각하고 버려뒀던 펀드가 살아 돌아왔다는 얘기였다. 돈을 찾아서 무엇을 할지도 고민하는 듯 보였다. 활짝 웃는 얼굴로. "나는 왜..."란 생각이 들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수 하락폭은 지금이 더 크다. 하지만 심리적 충격은 덜하다. 너무 많이 떨어져서 얼마나 더 내려가겠느냐는 생각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글로벌 경기가 얼어붙고 우리나라 기업들도 어려워지는 게 이제 시작이니 단기간에 지수가 크게 오르고 수익률도 급반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잊고 지내다보면 지수는 언젠가 다시 올라가 있을테고 마이너스로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란 점에는 확신이 든다.

우리의 방역시스템이 세계의 표준이 되고 있는 게 국내 증시의 만년 저평가를 해소하는 계기가 돼 이전에 찍었던 고점도 경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한다.

꿈을 크게 갖고 적극적인 저가 매수에 나서자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이미 손실이 나고 있는 계좌를 들여다보며 한숨을 쉬는 대신 긴 시각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려보자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부침이 있지만 길게 보면 시장은 항상 우상향이다." 시장 전문가들이 늘 하는 말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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