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접촉을 하지 않는 이른바 ‘언택트’(untact) 소비가 증가하면서 관련 소비업계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화훼업계와 영화업계는 곤혹스러운 상황을 겪고 있는 반면 실내에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제품들의 매출은 상승하고 있다. 

◆화훼농가 직격탄… 기피 장소 1순위 영화관

졸업, 입학 시즌에 가장 특수를 누리는 화훼 농가는 큰 타격을 입었다. 대다수 대학들이 졸업식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거나 취소한데다 개강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특히 졸업 시즌 인기품목인 장미는 2월 경매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가까이 줄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 유통정보[1]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장미의 거래량은 25만5994속이었는데 올해 2월에는 22만3201속에 그쳤다. 소비가 줄자 낙찰 가격도 속당 평균 8211원에서 6715원으로 약 20% 떨어져 전체 거래 규모가 줄어들어 화훼 농가 매출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밀폐된 장소인 영화관은 기피 장소 1순위가 됐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의 주말 전국관객수 집계를 보면 지난 주말 이틀(3월 7일~8일) 동안 영화관을 찾은 전체 관객은 29만9509명이었다. 이는 직전 주말(2월 29일~3월 1일) 37만5690명 보다 적은 수치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시작한 설 연휴(지난 1월 25일~26일) 관객수 371만9522명에 비하면 90% 이상 줄었다. 극장마다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상영 회차를 줄이거나 개봉을 연기하는 영화가 늘고 있어 주말 관객수 회복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외식업계도 식당을 찾는 손님이 줄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진행한 ‘외식업계 코로나19 영향 조사’ 결과 외식업체의 95.2%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월20일 이후 고객이 감소했다. 전체 업체의 누적 고객 감소율은 65.8%였다.

고객 감소율을 지역별로 보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많은 경상권이 7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충청권 72.2%, 강원도 70.7%, 전라권 64%, 서울 62.5% 등 순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한식의 고객 감소율이 70.9%로 가장 높았고, 치킨전문점이 67.3%, 일식·서양식이 61.2%였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고 정부 차원의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과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위협이 현실화되면서 외식 소비심리가 악화됐다"고 말했다.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의 꽃 판매장들이 오가는 손님 없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식은 줄고 가정간편식 소비 늘고

소비자 행동 패턴이 실내 위주로 바뀌면서 ‘홈족’을 겨냥한 제품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외식은 줄고 가정간편식(HMR) 소비는 늘고 있다. 밀키트와 도시락에 대한 수요가 많아져 HMR을 판매하는 이커머스, 편의점 업계의 매출은 상승하는 추세다.

집에서 건강을 챙길 수 있는 홈트레이닝 제품인 아령, 요가밴드, 훌라후프 등 웨이트 용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신조어 ‘확찐자’(확진자에 빗대어 집에만 누워 있다보니 살이 ‘확 쪘다’라는 의미)가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되면서 홈트레이닝 제품에 대한 관심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실내 공기청정기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2월 공기청정기의 온라인 정보량이 전년동기 대비 약 14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 언택트 소비가 트렌드화 되면서 생필품, 식료품, 콘텐츠 등 소비 전반에 걸쳐 온라인 구매가 폭증하고 있다”며 “당분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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