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17∼18일께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인하할 전망이다.

15일 한은 등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지난 12일 열린 금통위 정례회의에서 안건 논의를 마친 뒤 임시 금통위 개최 필요성과 시기를 놓고 논의를 벌였다.

지난달 27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한 이후 금융시장 변동성이 고조되고 실물경제 위축이 빠른 속도로 심화하는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그 사이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으로 전환했고, 그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금융시장이 2008년 금융위기 후 가장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 3일 기준금리를 연 1.00∼1.25%로 0.50%포인트 긴급 인하했고, 영란은행(BOE) 등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도 금리인하에 동참했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 개최를 협의 중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시장에선 이번 주 중 임시 회의를 통한 금리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금리인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국회 처리가 예정된 이번주 중 임시 회의를 열 것으로 내다본다.

추경안 국회 본회의 처리가 17일로 예정된 점을 고려하면 임시 회의 개최일은 17∼18일이 유력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언 이후 경제주체들에 만연해진 공포 심리를 잠재우기 위해선 재정·통화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 '쌍끌이 부양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어서다.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이 17∼18일(현지시간) 예정된 점도 임시 회의 시기를 늦출 수 없는 요인이다.

시장에선 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최소 0.75%포인트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 곧바로 '제로금리'로 갈 것이란 예상도 많다.

다만, 연준과 달리 한은의 경우 임시 회의를 열더라도 0.25%포인트를 넘어 한 번에 0.50%포인트 이상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선진국과 달리 급격한 인하시 자본유출 우려가 있는 데다 추가 정책 여력을 남겨둬야 하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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