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양국이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발원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된 건 중국의 은폐 때문이라며 '중국 책임론'을 거론하자, 중국은 미군이 우한에 바이러스를 들여왔을 수 있다고 맞섰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투명성이 결여된 것은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에 출석해 독감 증세를 보였던 사람이 사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며 “미국은 3400만명이 독감에 걸렸고 2만명이 사망했다고 보고했는데, 이 가운데 몇 명이나 코로나19와 관련 있는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그는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0번이 언제 나타났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감염됐는가?", "병원 이름은?" 이라고 잇달아 질문하며 "아마도 우한에 전염병을 들여온 것은 미국일 수 있다"며 미국 측에 데이터를 공개하고 설명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다만 그는 미국 탓일 수도 있다는 주장에 대해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는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 발원지가 중국이 아닐 수 있다며 코로나19 발발이 중국 책임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과 맞닿아 있다. 중국 전염병 분야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가 지난달 말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먼저 발병했지만 발원지가 중국이 아닐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코로나19 발원지를 밝혀내라고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앞서 독감으로 인한 미국의 사망자 수를 언급하면서 “미국이 (코로나19) 발원지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은 연일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을 맹비난하고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1일 "중국의 코로나19 감염 은폐가 세계에 두 달 동안 피해를 입혔다"며 "중국의 초기 대응이 제대로 됐다면 중국 및 전 세계의 코로나19 확산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앞서 코로나19를 잇따라 ‘우한(武漢)바이러스’라고 부르며 이것이 중국에서 발발한 전염병임을 주장해왔다.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110여개국에 걸쳐 12만여명에 이르며, 사망자는 4300명이 넘었다. 이 가운데 중국의 누적 확진자수와 사망자 수는 각각 8만여명, 3100여명으로 가장 많다. 반면 미국 전체 확진자는 1300여명, 사망자는 38명이다

다만 중국 내 코로나19 사태는 이미 수그러들어 하루 신규 확진자, 사망자 수는 10여명으로 줄었다. 중국 보건당국도 전날 코로나19 정점이 이미 지나갔다고 공식 선언했다.

미펑(米鋒)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대변인은 12일 국무원 합동 방역체계 브리핑에서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의 이번 전염병 유행은 이미 절정을 지났다"면서 "신규 확진 환자 수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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