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직격탄, 줄도산 가능성까지

중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운송·물류 분야의 회복 속도는 상당히 더딘 편이다.

특히 항공업계의 경우 90% 이상 할인된 가격에도 승객을 모으지 못해 일부 항공사의 도산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9일 중국신문주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승객 감소로 항공사 간 출혈 경쟁이 극심해지면서 업황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중국신문주간은 "지난 4일의 경우 상하이~충칭 노선의 항공권 최저가는 59위안(약 1만원)으로 할인율이 97%에 달했다"며 "2월 하순부터 대부분의 국내선 항공권 가격이 100위안 밑으로 떨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비행 시간이 3시간 이상인 상하이~충칭 노선의 항공권을 1만원대에 판매한다는 건 역마진을 감수한 가격 정책이다.

중국 언론들은 배춧값(白菜價) 항공권이 급증하면서 항공사들이 곤경에 빠졌다고 우려한다. 배춧값은 굉장히 저렴한 가격을 뜻하는 은어로, 우리의 땡처리 혹은 껌값 등과 비슷한 의미다.

중국 민항국의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2월 18일 기준 누적 항공편 운항 편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급감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노선별 탑승률 편차가 심해 가격이 천양지차"라며 "청두에서 상하이로 가는 노선은 50~60% 할인된 가격에 팔리지만 반대로 상하이발 청두행은 80~90% 할인율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 항공사와 달리 중소형 항공사는 특정 노선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승객을 확보하려 출혈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달 들어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는 확연히 꺾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날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40명에 불과했다.

다만 항공업계의 경영난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바바 자회사인 여행·예매 전문기업 페이주의 설문조사 결과 고객의 32%가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야 여행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여행을 준비할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56%가 '3개월 이내'라고 응답했다. 올 하반기 이후에나 항공업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자금난이 심각한 일부 항공사의 도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항공운수협회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전 세계의 항공업 매출 감소폭이 6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바이러스 확산 추세에 따라 최대 1130억 달러로 불어날 수도 있다.

궈타이쥔안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60여개 항공사가 난립하는 중국 항공업계는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채산성과 경쟁력이 낮다"며 "특히 비상장이거나 지방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중소형 항공사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항공 물류기업인 위안항퉁의 멍타오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신문주간과의 인터뷰에서 "항공업계의 유동성 압박이 상당하며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도 어렵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영난을 겪는 일부 항공사를 중심으로 업계 재편성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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