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회의 2주 앞두고 긴급회의 열어 금리 인하 결정

뉴욕증시 급락. 사진=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일(현지시간) 열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렸다. 

정기 통화정책회의가 아닌 '긴급'회의를 열고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이례적인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충격을 선제적으로 방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은 오히려 충격을 받았다. 연준이 긴급회의를 열 만큼 경제가 어렵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뉴욕증시 우량주 모임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전날보다 785.91포인트(2.94%) 떨어진 2만5917.41로 마감했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86.86포인트(2.81%) 내린 3003.37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268.07포인트(2.99%) 급락한 8684.09로 각각 장을 마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갑작스러운 금리 인하로 미국 증시가 급락하는 등 혼란이 있을 수는 있어도, 이번 금리 인하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보험성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다만 경기 침체 신호가 아직 감지되지 않는 상황에서 꼭 긴급회의를 통해 금리를 내려야 했나는 부분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금리 인하로) 돈이 풀리고, 코로나19의 경제적 파장은 길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남는 건 유동성이고, 증시는 시장의 공포를 이미 상당 부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증시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날 오전 11시 20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1.77%(35.55) 뛴 2049.70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도 1.4% 정도 오르고 있다. 

이 연구원은 "이날 (뉴욕증시 급락에도) 코스피가 급반등한 것은 선제적인 조정을 받았고, 미국 금리 인하로 환율이 레벨 다운(원화 가치 상승)된 때문이 아닌가 싶다. 환율이 안정되면 외국인 매매패턴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반도체와 인터넷, 2차전지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코스피 2050선 밑에서 적극 비중을 확대하라고 조언했다. 

이날 한국 정부의 대규모 추가경정 예산안 의결 소식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의결했다. 총액 기준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 최대, 2000년대 이후 세 번째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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