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초강세...금리인하 부작용 '신중론'도G20도 "경기부양"....정부 "비상시국, 특단대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 제1병원 의료진이 23일 격리 병동에 들어가기 위해 완충구역 앞에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격리 병동 출입에는 준비하는 시간만도 30분이 걸리며 최소 8개의 장비를 갖추고 5개의 격실 도어를 통과해야 한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글로벌 금리가 다시 하락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고조되면서 신흥국에서 금리인하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금리)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음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소집하는 한국은행도 조만간 금리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문제는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금리인하가 자국 통화 약세 가속, 외채 상환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달러 값이 치솟고 있어서다.

◇신흥국 코로나19發 금리인하 바람...韓銀도?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이달 들어 신흥국에서 금리인하가 잇따랐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태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12개국이 2월 중에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태국의 경우 현재 기준금리가 1%로, 사상 첫 1%대 붕괴를 눈앞에 뒀다.

이들 신흥국은 관광이나 자원 수출 등 경제와 관련해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일련의 금리인하는 중국 경제를 흔들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도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다. 중국 경기하방 위험에 직접 노출돼 있는 것은 물론 국내 코로나19 확산세도 경제에 위협적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가에서는 한국은행이 오는 27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낮추기 쉽다고 본다. 한국은행은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기준금리를 내린 바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1% 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 아래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견주고 있다. 다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4일 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금리인하 부작용을 거론하며 신중론을 제기한 것을 근거로 동결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종합하면 당장 27일은 아니라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시간문제'라는 게 시장의 중론인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1.25%로 한국은행이 이번에 0.25%포인트 인하를 단행하면 '기준금리 1.00%'라는 가보지 않은 길로 들어서게 된다. 

◇달러 초강세...금리인하 부작용 '신중론'도

문제는 이 총재가 우려한 대로 기준금리 인하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안 그래도 코로나19를 둘러싼 우려가 점증하면서 글로벌 자금의 선진국 쏠림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 결과,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3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지난 주말 1.88%로 사상 최저를 기록하는 등 선진국 국채 금리도 수직낙하하는 중이다.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선진국 국채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주요국 국채 금리 하락세가 다시 빨라지면서 금리가 마이너스인 국채 규모가 13조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20% 가까이 늘어 지난해 여름 이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금리인하 바람은 글로벌 자금의 선진국 쏠림을 더 부추길 수 있다. 그러면 신흥국 통화는 약세가 불가피하고, 신흥국이 떠안고 있는 외채의 상환 부담이 커진다.

22~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공동성명을 통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부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G20 '경기부양' 한 목소리...정부 "비상시국, 특단대책"

코로나 쇼크가 세계 경제를 위협하자 주요 20개국(G20)도 경기부양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회의를 마치며 낸 공동성명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국이 재정 투입 등 모든 가능한 정책수단을 통해 경기를 뒷받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도 24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정부는 현 상황이 '비상경제시국'이라는 인식 아래 국민 안전 확보, 경제적 영향 최소화 등을 위해 과감하고 신속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코로나19 사태의 파급 영향 최소화와 조기 극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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