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에 대항하는 강력한 대항마 예고...합병 부인 하지만 가능성 커

베트남 토종 전자상거래업체인 티키와 센도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됐다.

베트남 전자상거래 업체 티키(Tiki)와 센도(Sendo)가 합병을 통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티키와 센도가 합병할 경우, 쇼피(Shopee)를 제치고 업계 1위 자리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티키와 센도는 현재 시장 점유율 2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쇼피와 라자다(Lazada)는 모회사가 있지만, 복잡한 주주 구조를 가진 티키와 센도는 사업 운영을 위해 지속적으로 자금을 유치해야 한다. 

19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 매체 딜스트리트아시아에 따르면 최근 티키와 센도 관계자들이 만나 양사의 합병을 논의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프라이스에 따르면 2019년 7월 현재 월평균 방문자수 기준으로 티키가 2위(3370만명), 센도는 4위(2820만명)다. 1위는 쇼피(3860만명)이며, 3위는 라자다(2830만명)다. 

◇합병 가능성 부인, 실현되면 외국계 거대자본에 대항할 토종 전자상거래 플랫폼 탄생

티키와 센도 측은 합병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양사가 합병하면, 외국계 기업을 제압하는 강력한 토종 전자상거래업체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쇼피는 중국의 텐센트를 모기업으로 둔 싱가포르 SEA가, 라자드는 중국 알리바바가 모회사다. 반면 티키는 베트남 국민 메신저 잘로(Zalo)를 보유한 VNG가, 센도는 베트남 최대 IT기업인 FPT가 설립했다.

티키와 센도가 합병하면, 양사의 자금 부족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이용자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하고 저가 상품을 판매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용자수와 구매건수가 늘어날수록 적자 규모가 커지는 형편이다.

베트남 전자상거래시장은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지만 규모가 커지는 만큼 손실도 늘어나고 있다.

전자상거래 사업 초기였던 2015~2016년 라자드의 손실액은 연간 1조동이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라자드와 쇼피의 손실액은 연간 2조동으로 증가했다. 

베트남 전자상거래업계 '빅4'인 쇼피, 티키, 라자드, 센도의 평균 연간 손실액은 2016년 1조7000억동에서 2017년 3조4000억동, 2018년에는 5조1000억동으로 증가했다.

티키와 센도의 경우, 설립 이후 2018년 말까지 누적 손실액이 각각 1조4000억동, 1조3000억동에 이른다.

알리바바는 2016년 10억달러에 라자드를 인수하고, 지난해 10억달러를 추가로 투입했다. 쇼피는 지난해 모회사인 SEA에서 2조5000억동을 투자받았고, 조만간 15억달러의 유상증자를 시행할 예정이다. 

티키와 센도는 모회사의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계속 새로운 투자자를 받고 있다. 

센도는 지난해 11월 말 C시리즈 투자라운드를 통해 전체 지분 중 14.6%를 6100만달러에 매각했다. 센도의 주주는 설립자인 FPT외에 SBI, 비넥스트(Beenext), 이콘텍스트아시아(Econtext Asia), 다이와(Daiwa) 등으로 다양하다.

비상장 기업인 티키는 지난해 6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투자를 유치했다. 이로써 설립자이자 대주주인 VNG(24.6%) 외에 중국 징둥닷컴(21.9%), 유비쿼터스트레이더스(9%), 사이버에이전트, STIC, 쓰미토모 등이 주주로 등재돼 있다. 쇼피는는 지난해 SEA에서 약 2조5000억동을 투자받았다

전자상거래업체들이 대규모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기업 가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 전자상거래시장 규모가 연평균 30%씩 성장하는 등 잠재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센도는 지난해 C시리즈 투자라운드에서 6100만달러를 투자받을 때 기업 가치가 4억달러로 상승했다.

이같은 사례에 비춰볼때, 티키와 센도의 합병 회사는 VNG의 뒤를 이어 베트남의 IT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신생회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