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손해율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손해보험업계가 자동차보험·실손의료보험 인수(언더라이팅)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인수 심사를 강화하면 신규 보험 가입 요건이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 감당할 수 없는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 일각에서는 보험 가입 수요를 의도적으로 제한하는 디마케팅마저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車보험 인수심사 강화..."사고율부터 낮춰야" 지적도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가입자에 대한 인수 강화를 고려하고 있거나 시행하고 있는 보험사는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11월 자동차보험 TM(텔레마케팅) 인력에 대한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가입 절차가 쉬운 전화 영업 비중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DB손해보험은 사고율이 높거나 위험이 높은 가입자의 인수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KB손해보험도 상습 법규위반자, 음주·뺑소니 운전자 등 사고 위험이 높은 가입자에 대한 인수 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1월 가장 먼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기도 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인수 심사 강화는 사고율을 줄이기 위해서 시행하는 것”이라며 “경미사고에 대한 자동차보험금 합의금 기준을 변경하는 제도가 마련되면 실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사고율을 낮추는 것"이라며 "1년 단위로 수 백만 대를 가입 갱신해야 하는 상황에선 인수심사 인력 충원 등 시스템을 정비할 때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실손보험 가입 서류심사서 건강진단

실손보험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손해율의 늪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서류심사 위주의 심사 기준을 높여 까다로운 건강진단(소변·혈액·혈압검사) 결과를 요구하고 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이 인수 심사를 강화했다.

삼성화재 한 관계자는 "인수지침 변경 검토는 늘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최근 인수지침이 강화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인수지침은 손해율이나 여러 요인에 의해 변경된다"고 설명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인수 기준 강화는 무턱대고 인수를 거절하려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특정 연령대에 한해 우려되는 부분을 자세히 보겠다는 것”이라고 인수 심사 강화 배경을 설명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올해부터 방문진단심사에 혈액 검사를 부활시켰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혈액 검사는 기존에 시행하던 것을 고객 편의를 증대하려 잠깐 중단했다 다시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손해보험도 올해부터 심사 기준을 강화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방문진단심사 기준을 41세에서 20세로 낮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0세 이상 모두를 상대로 방문진단을 하는 건 아니고 일정한 기준에 의해 분류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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