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베트남 부동산 시장의 주요 투자처로 '토지'가 부상하면서, 투자자들의 자금 조달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 주택 등의 신규 건축 프로젝트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토지에 주목하고 있다. 토지를 매입한 후, 개발하거나 되팔아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자들은 주로 은행 대출에 의존하던 과거와 달리, 회사채 발행, 외국인 투자자와의 합작 등 다양한 채널로 자본을 조달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2019년 부동산 시장은 '침체기'였다. 많은 콘도텔 사업자들이 미분양때문에 파산했고, 아파트 단지 신축 프로젝트가 기획 단계에서 멈춰선 경우도 많았다.

올해도 부동산 시장은 계속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주택 신규 건설 계획이 거의 없는데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문제도 심각하다. 실제 대도시에서는 저렴한 소형 주택에 대한 수요가 높지만, 부동산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중대형 주택 건설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부족, 시장 침체

응우웬 반 딘(Nguyen Van Dinh) 베트남 부동산 중개인협회 부회장은 "정부는 하노이와 호치민시의 중대형 공급을 제한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소형 주택 건설에 관심있는 투자자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하동(Ha Dong), 동안(Dong Anh), 지아 람(Gia Lam)등 하노이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정부가 사전 승인한 대도시 주택 신규 건설 프로젝트가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토지'에 관심을 가질수 밖에 없다.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은 토지를 구매하고 장시간 보유하면서 개발 기회를 노리는 것이다.  

닐 맥그리거 새빌스 베트남  대표는 "베트남은 기본적으로 정부가 어떤 정책을 시행하고 건설 프로젝트를 얼만큼 허가하느냐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공급량이 달라진다"며 "이는 설계, 건축, 인테리어 등 관련 산업의 부침과도 직접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자본조달 다변화 필요...외국투자자 합작 좋은 모델

도 투 항(Do Thu Hang) 새빌스 베트남 연구팀장은 "정부가 무분별한 부동산 대출을 규제하기 시작했으므로, 자본 조달 전략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와의 합작을 추천했다. 경험많은 외국인 투자자와 협력하게 되면, 투자 자금을 유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롭고 차별화된 부동산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칸 반 룩(Can Van Luc)BIDV은행 본부장은 "지난해 부동산 시장에 유입된 자금 총액은 이전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은행 대출외 투자 금액이 증가하는 등 그 흐름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회사들은 은행 대출, 민간 투자 유치, 외국인 투자자와의 합작 등 크게 3가지 형태로 자본을 조달하고 있다. 그중 비중이 가장 큰 것은 은행 대출이다. 2019년 10월말 기준으로, 은행권 전체의 부동산 관련 대출금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5%(약 800조동) 증가했다. 부동산 관련 대출 총액은 약 1500조동으로, 은행권 대출 총액의 약 19%를 차지한다(건축 대출 제외). 

두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민간 기업 자본이다. 베트남에는 2019년 11월말 현재, 15,800 개의 건설사가 등록돼 있다. 이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수치다. 2019년에만 7,300 개 회사가 신규 설립됐다. 

마지막으로, 2019년 부동산 시장에 외국인이 새로 투자한 자금은 28억6000만달러였으며, 이중 19억 달러를 토지 및 주택 구매에 사용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8.5%, 17% 증가한 수치다. 2019년 1월부터 11월말까지 회사채 발행 금액은 총 237조동으로, 2018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이중 부동산 기업이 발행한 금액은 71조동이었다. 전문가들은 이 자금이 부동산 신탁 기금 설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레 호앙 쩌우(Le Hoang Chau)호치민 부동산 협회 (HoREA) 회장은 베트남 부동산 투자자들이 원활하게 자본을 조달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4가지를 권고했다. .

1. 사업의 신뢰성과 재무 건전성을 확보해 은행 대출 자격을 유지할 것

2. 주식회사로 변경할 것

3. 회사채를 발행할 것

4. 국내외 회사들과 협력을 강화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