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점령 오토바이시장에 한·중·베 '전기'로 도전장

왼쪽 시계방향으로 부터 한국MBI, 베트남 빈패스트와 페가, 중국의 야디 전기오토바 모델.

혼다, 야마하 등 일본 브랜드가 점령하고 있는 베트남 오토바이 시장에 한국, 중국, 베트남 기업이 도전장을 냈다. 

엠비아이(한국), 야디(중국), 빈패스트, 페가(베트남)는 자체 개발한 '전기 오토바이'를 베트남 시장의 주류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말 현재, 베트남 오토바이 등록 대수는 4600만대를 넘어 섰다. 연평균 오토바이 판매량은 300만대가 넘는다. 이중 전기 오토바이 판매량은 매년 30만대 정도다. 하지만 베트남 대도시의 극심한 대기오염 때문에 전기 오토바이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현지 정부가 도심에 오토바이의 운행을 제한시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가격’ 앞세운 대만…느긋한 일본 ’구색맞춤’…후발주자 '고객맞춤' 공략 

현재 베트남에서 주로 판매되는 전기 오토바이는 중국산이며 대당 가격은 1000만~1500만동(약 50~75만원)이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박리다매’형 전략이다.

대만 자동차 회사인 SYM과 Kymco는 내연기관 오토바이 시장에서 혼다, 야마하와 같은 대기업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전기 오토바이 판매를 선택했다. 

SYM은 'Z1', 'Elite EV'라는 2개 모델을 각각 1380만동, 1680만동에 판매하고 있다. Kymco는 'Nice EV', 'Many EV'이라는 2개 모델을 판매할 예정이다. 

기존 오토바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 브랜드들은 느긋한 모양새다. 혼다와 야마하는 하이브리드형 모델을 내놓으며, 제품 라인에서 전기 오토바이를 빠뜨리지 않는 정도로 ‘구색’만 맞추고 있다. 2개 회사의 모델은 내연기관 오토바이에 보조 전기 모터를 장착한 형태다. 베트남 현지에서 친환경 트렌드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미 베트남 내연기관 오토바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아직은 굳이 전기오토바이 판매에 집중할 필요가 없는 여유로운 모습이다. 

이에 비해 후발주자인 엠비아이고, 빈패스트, 페가, 야디는 고객층별로 다양한 모델을 출시, 기존 오토바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한국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전문업체 엠비아이는 지난해 9월 말 'Mbi X', 'Mbi S', 'Mbi V' 등 3개 모델을 출시했다. 가격은 3980만~5950만동(약 194만~290만원)이다. 'X 시리즈'는 여성, 'S 시리즈'는 남성 고객을 겨냥한 제품이다. 'V 시리즈'는 디자인이나 장비 구성이 내연기관 오토바이와 유사하다.
 
앞서 엠비아이는 현지 전기차량 조립·판매업체인 DK-BIKE와 계약을 체결하고 3년간 41만7000대 이상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 오토바이 기업인 중국 야디는 지난해 10월 베트남 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G5', 'Ulike', 'E3' 등 3개 제품을 각각 4000만동(약 200만원), 1900만동(약 95만원), 1600만동(약 80만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야디는 유럽풍 디자인으로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다. 1200W 용량 모터를 장착했으며, 친환경 모드에서 최대 시속 38km, 스포츠 모드에서 최대 시속 52km의 속도를 낼 수 있다.

빈패스트는, 빈그룹이 출시한 순수 베트남 브랜드다. 2019년 9월 'Impes'와 'Ludo'라는 2개 전기 오토바이 모델을 출시했다. 'Impes'는 2200만동(약 110만원), 'Ludo'는 2100만동(약 105만원)이다. 빈패스트는 2개 제품이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학생, 주부, 청년층 등에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급 모델로는 'VinFast Klara S'를 출시했다. 1200W 보쉬 모터와 2개의 LG Chem 리튬 배터리를 장착, 1회 완충시 최대 120km(시속 30km)를 이동할 수 있다. 가격은 4000만동(약 200만원)이다. 

빈패스트는 한국, 중국 전기 오토바이 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Impes'와 'Ludo' 출시 후 3개월간 판매 가격을 50% 인하했다. 

베트남 전기 오토바이 회사 페가(이전 HKBike)는 2020년 혼다 SH 모터를 장착한 'eSH' 전기 오토바이를 출시했다. 이 회사 대표는 제품 출시회에서, 'eSH'와 'SH'를 대놓고 비교했다. 내연기관 오토바이인 SH와 비교해 판매 가격은 3분의 1, 연료비용은 33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 

페가 eSH의 판매 가격은 3000만동이다. 4000W 용량 모터를 장착했으며, 1회 완충시 최대 시속 65km로 120km를 이동할 수 있다. 32Ah의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8시간이 걸린다. 

한편, 전문가들은 전기 오토바이 이용이 활성화되려면 베트남 내 전기 충전소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 기업 엠비아이는 이런 상황을 감안, 2020년 말까지 최대 10억 달러(약 1조1850억원)를 투자해 베트남 전역에 배터리 충전소 1만5000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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