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하자 봉 감독(가운데 오른쪽)과 출연배우, 제작진 등이 환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기생충이 역사를 만들어냈다."

미국 CNN방송은 9일(현지시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과 더불어 각본·국제영화·감독상 등 4관왕을 차지했다는 소식을 긴급 타전하며 이렇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최초의 비영어(외국어) 영화라고 소개했다.

한국 영화는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출품을 시작으로 꾸준히 아카데미상에 도전했지만, 후보에 지명된 것도, 수상에 성공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봉 감독은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올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으로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에 이어 작품상을 휩쓸었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10시께 개막한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하며 아카데미 수상이라는 첫 쾌거를 올린 봉 감독은 국제영화상, 감독상을 차례로 거머쥐며 대미를 장식할 작품상 수상 여부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특히 감독상 시상자로 나선 미국 스파이크 리 감독이 '봉준호'를 외치면서 작품상 수상 기대감이 절정으로 치달았다.

아시아계 감독이 아카데미에서 감독상을 받기는 대만 출신 리안 감독 이후 봉 감독이 두 번째다. '기생충'은 순수 한국어로 만든 영화로 영어가 아닌 언어로 제작돼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거머쥐는 것도 1995년 델버트 맨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마티'(1955년 황금종려상, 1956년 아카데미 작품상) 이후 64년 만이며, 역대 두 번째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시상 가능성은 오래 전부터 조심스럽게 점처졌지만, 제1차 세계대전을 다룬 영국 감독 샘 멘데스의 '1917'이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로 부상하며 혼전 양상을 보였다. CNN은 많은 이들이이 '1917'이 선두라고 생각했지만, '기생충'에 찬사가 쏟아진 건 '완전한 충격'이라고 평가했다.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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