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현대·기아차의 모든 공장이 가동을 전면 중단하는 등 국내외 기업 활동이 마비됐다. 

중국에서는 제조업 거점인 광둥성과 상하이를 비롯한 대도시에서 춘제 연휴 연장 끝에 이날부터 기업 활동이 재개되지만, 재택 근무 연장이나 생산라인 가동 연기를 결정한 기업이 적지 않다. 중국 내 생산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안팎에서 예측불허 상황이 계속될 전망이다.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사진=연합뉴스>

◇현대·기아차 등 국내 車공장 '셧다운'

현대·기아차가 10일 전 공장을 멈춰세웠다. 버스를 생산하는 전주공장을 끝으로 현대차는 이날 국내 완성차 공장의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기아차도 이날 공장 문을 닫았다.

11일에는 팰리세이드와 GV80를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 2공장과 K시리즈 등의 라인이 있는 기아차 화성공장, 12일에는 다른 공장들의 작업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셧다운(가동중단) 재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르노삼성차는 11일부터 나흘간 공장을 멈추고, 이미 가동을 중단한 쌍용차 공장은 12일까지 문을 열지 않는다. 생산을 지속하고 있는 한국GM은 재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대부분을 공장 가동을 중단한 건 자동차에 '혈관' 같은 역할을 하는 '와이어링 하니스'의 공급이 끊긴 탓이다. 전선과 신호장치를 묶은 배선뭉치로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쓰는 이 부품은 90% 가까이가 중국산이다. 

◇춘제 연휴 끝났지만...中기업활동 '예측불허'

중국 상무부는 9일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많은 업종에서 경영 재개를 적절하게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춘제 연휴를 2차례 걸쳐 9일까지 연장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생산라인이 멈춰서면서 그 파장이 전방위로 확산됐다.

춘제 연휴가 끝남에 따라 수도 베이징과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를 비롯한 직할시와 최대 제조거점인 광둥성과 장쑤성에서는 10일부터 기업활동이 재개된다.

문제는 춘제 연휴 종료와 무관하게 재택근무 연장이나 생산재개 연기를 결정한 기업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둘러싼 경계감 속에 마스크 착용과 체온검사, 소독 등 방역체제에 대한 당국의 규제 수위가 높아진 탓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계 최대 가전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은 10일부터 중국 선전 공장의 가동을 재개하려다 포기했다. 당국이 방역체제 미비 등을 이유로 재개를 불허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에서 마스크 등의 품귀로 방역체제를 갖추지 못해 사업 재개를 포기한 기업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격리, 도시봉쇄, 감염우려 등의 이유로 출근하지 않는 직원들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7~8일 중국에 진출한 일본 주요 기업 124곳을 상대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국에서 영업을 중단한 기업이 90%에 달했다. 이 가운데 10일부터 사업 재개를 예정한 기업은 40%에 불과했다.

<그래픽=연합뉴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