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5G가 두 배 이상 오르면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2차전지와 태양광이 바통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5G 테마주는 지난해 평균 102.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피가 8% 미만으로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과다.

 

5G 관련주 중에서도 케이엠더블유(363.5%)와 오이솔루션(271.9%)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폴더블 장비와 비메모리 관련주도 평균 60% 이상 올랐다. 반면 수소충전소, 대북경협, 수소차 관련주는 평균 10% 이상 하락했다.

올해는 2차전지 관련 종목이 가파른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체로 주도 테마는 이벤트 발생 전엔 성장성(이익 증가율)과 시장의 관심(거래대금)이 낮지만 이후 이벤트가 발생하고 성장성이 확인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확대되고 주가가 상승하면서 주도 테마가 됐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과거 대비 기대치가 낮은 테마를 주목해야 하는 데 대표적인 게 2차전지"라고 말했다.

2차전지 관련주는 2015~2017년 각각 53.4%, 17.3%, 147.9%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2018~2019년에는 각각 1.9%, 7.2% 하락했다. 전기차 생산량이 급증하다 미국과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로 판매량이 둔화한 영향이다.

전기차 시장 둔화가 이어지면서 시장의 관심(거래대금)과 기대치(이익 증가율)도 낮아졌다. 작년 2차전지 관련주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년보다 23% 감소했고 12개월 선행 매출액 컨센서스 변화율은 9.9%로 성장성이 둔화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에서 전시된 벤츠 S클래스의 전기차 버전인 컨셉 카 'VISION EQS'./사진: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2차전지에 호재가 될 이벤트가 대기 중이다. 유럽이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올해부터 시행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다. 전기차 판매 확대는 2차전지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김 연구원은 "악재보다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상황이란 점도 주도 테마의 요건"이라고 설명했다.

2차전지와 마찬가지 관점에서 태양광도 기대를 할만하다. 태양광 산업은 미국 그린 뉴딜 정책을 바탕으로 2010년부터 연평균 63%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중장기 계획을 대부분 폐지하면서 성장세가 둔화했다.

특히 태양광 최대 수요처인 중국이 2018년 5월 신규 태양광 프로젝트에 대한 보조금을 삭감하고 미국이 수입 태양광 셀과 모듈에 30%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업황 부진이 지속됐다. 이런 영향으로 국내 태양광 지수는 2018년 28%가량 하락했고 지난해에도 0.6%의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작년 일평균 거래대금은 38% 감소했다.

김 연구원은 "태양광 전지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의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낮지만 미국과 유럽의 태양광 수요가 10% 이상 성장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주요 태양광 기업의 이익 전망치가 작년 2분기부터 상향조정됐고 한화솔루션이 적자 사업부였던 태양광 부문의 턴어라운드를 보여줬다"며 "아직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았지만 긍정적인 신호"라고 해석했다.

거래 대금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바이오와 대북경협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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