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연임이 다뤄질 한진칼의 정기주주총회가 전쟁터가 될 전망이다. 가뜩이나 판도를 좌우할 주체가 많아 셈법이 복잡한 상황에서 카카오까지 1%가량의 지분을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20일 재계 등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말 한진칼의 지분 1%가량을 매입했다. 정확한 매수 시점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기타법인의 한진칼 주식 순매수세가 두드러진 일명 '남매의 난' 직후 인 것으로 추정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지난달 23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조원태 회장을 비판하면서 다양한 주주의 의견을 듣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초 대한항공과 MOU를 체결했고 남매의 난 직후 지분을 샀을 것이란 점에서 카카오는 조원태 회장의 우군인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5일 카카오와 대한항공은 고객 가치 혁신·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MOU를 맺었는데 조원태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황상 카카오가 조원태 회장 편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주주총회에서 실제로 우군 역할을 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조원태 회장 경영권 안정화를 추구한다면 당연히 같은 편에 서겠지만 인하대 부정 편입학 논란으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된 상황이라 쉽지 않다. 여론을 무시하고 공개적으로 조원태 회장을 지지한다면 카카오의 경제적 이익만을 생각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조현아 전 부사장 측에 서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의결권 행사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조원태 회장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쉽지 않은 선택지다.

조원태 회장이 연임에 필요한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카카오의 선택은 매우 중요한 변수다.

조현아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의 지분은 총 31.98%고 조원태 회장과 나머지 특수관계인, 델타항공의 지분율은 모두 32.45%로 양측의 차이는 불과 0.47%포인트에 불과하다. 조원태 회장 측에서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해 주주총회와 마찬가지로 주총 참석률을 80% 정도로 가정하면 조원태 회장은 40%의 지분을 확보해야 연임이 가능하다. 연임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조원태 회장은 경영권을 내려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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