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심 깊어진 이재현 회장, CJ그룹 인사 해넘기나

CJ그룹 본사

'비상경영'을 선포한 CJ그룹의 연말 임원 인사가 늦어지고 있다. 분위기를 쇄신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인사를 위해 이재현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CJ는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문책성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큰 폭의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의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가 해를 넘길 전망이다. 지난주 직원 인사 후 인력 재배치가 완료된 만큼 뒤숭숭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조직을 재정비하기 위해 이날 인사가 예상됐지만 발표가 나지 않자 제기된 추측이다.

실제 CJ그룹은 매년 11월을 전후해 인사를 단행해왔다. 매주 금주 발표된다는 추측이 되풀이 된것만 5주째다. CJ제일제당 등 주요 계열사들이 25일부터 연말 휴가에 돌입하는 만큼 23일 인사가 나지 않을 경우 내년으로 미뤄지는 것이 유력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인사는 이 회장이 인사안을 보고받고 반려한 것으로 알려져 인사 폭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룹 오너가 인사안을 반려한 만큼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추측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오너가 인사안을 되돌려 보냈다는 것은 고위 임원에 대한 대대적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며 "예년에 비해 인사가 계속 미뤄지는 것은 그만큼 현재 상황이 심각하고 이 회장의 고민도 깊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때문에 대표급 물갈이 또는 외부 인사 영입 등 ‘충격요법'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문책성 인사가 이뤄지는 만큼 승진자 수도 10여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가 미뤄지면서 CJ그룹은 지주사는 물론 계열사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지주사 인력이 지난주 계열사로 재배치됐지만 임원 인사 전이라 확실한 업부 분담 및 담당이 정해지지 않은채 인사만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CJ그룹은 지주사 인력 200여명을 계열사로 재배치했다. 비대해진 지주사 조직을 슬림화하는 한편 계열사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지주사 뿐 아니라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등 일부 계열사도 수익성이 나지 않거나 비효율적인 조직 및 인력에 대한 개편작업을 실시했다.

일각에서는 구조조정설도 제기되고 있다. 사업 규모가 축소되는 곳을 중심으로 인력 재배치 하는 과정에서 기존 업무와 연관성이 떨어지는 곳으로 발령을 내 사실상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인력 재배치가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며 향후 구조조정 폭이 확대돼 더 많은 인력 감축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는 실무급 직원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직원들이 동요하거나 반발하는 상황이다.

3년차 이하 직원들의 인력 감축에 대한 보도도 있었으나 이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시작된 비상경영체제를 통해 사업조정, 인력 재배치는 사실이지만 3년차, 대리급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이나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CJ 계열사 중 지난해 연말 부채비율이 1004%까지 치솟은 CJ푸드빌은 부채를 줄이기 위해 알짜로 평가받던 투썸플레이스의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급한 불은 껐으나 뚜레쥬르와 계절밥상 등 외식 브랜드의 실적개선이 불투명한 상태다.

CJ푸드빌의 외식 사업 부문 매출은 2017년 5481억 원에서 2018년 4520억 원으로 줄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950억 원으로 매출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뚜레쥬르의 매출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2017년 27.0%, 2018년 26.6%, 올해 3분기 26.5%로 지속 감소했다. 뚜레쥬르 매장 역시 지난해 말 1335곳에서 올해 12월 기준 1307곳으로 감소했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