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사진 = 연합뉴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사실상 연임을 확정지었다. 은행원 출신으론 처음 금융지주 회장직에 오른 그는 앞으로 3년간 신한금융의 역사를 더 쓸 수 있게 됐다. 금융당국이 직접 우려를 전달했던 부담요소인 법률 리스크도 조 회장의 앞길을 막지 못했다.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13일 조용병 현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신한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조 회장을 차기 회장(CEO) 후보로 의결한다. 조 회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된다.

회추위는 각 후보의 경영성과 및 역량, 자격요건 적합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고, 외부 전문기관의 평판조회 결과를 리뷰한 이후 후보자들을 심층 면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면접 절차가 종료된 후에 위원간의 최종 심의와 투표를 거쳐 조용병 현 대표이사 회장을 임기 3년의 차기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이만우 회추위원장은 회추위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위원회의 일치된 의견으로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조용병 후보가 신한은행장,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을 역임하며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다.

회추위 결과가 나오기 이전부터 금융권 안팎에선 조 회장의 연임을 점치는 목소리가 많았다. 조 회장은 재임 기간에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등 굵직한 인수를 통해 그룹의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강화한 점이 최대 무기로 꼽혔고 매년 최대실적을 경신하며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이날 회추위도 이런 점을 조 회장의 연임을 확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인정했다. 이만우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 의장은 "조 회장의 임기간 좋은 실적과 최근에 문제된 파생결함상품(DLF)에서도 드러난 안정적 경영이 회장 추천의 배경이 됐다"면서 "오렌지라이프 등 M&A에서의 회계처리로 통상적인 회사들의 회계장부상 계상보다 보수적으로 운영한 것도 반영했다"고 말했다.

기존보다 약 2개월 일찍 진행한 회추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회추위원장은 자회사 CEO인사, 직원인사가 각각 12월 중순과 말에 예정돼 있기 때문에 경영 안정을 위해선 기간이 촉박하다"며 "지금까지 떠나는 임원이 인사를 진행해 경영에 혼란을 일으키는 부분이 적지 않아 이번엔 회추위 일정을 당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조 회장 연임의 최대 변수로 꼽혀온 채용비리 관련 법률 리스크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회추위를 처음 소집할 때부터 해당 사안에 대해 충분히 논의했다"며 "상법에 따라 이사회가 언제고 회장을 해임할 수도 있고 유보시에는 대행체제가 충분히 작동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이 경영하는데 직접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이 위원장은 "(채용비리는)조 회장이 은행장이었을 때 일인데, 개선해 나갈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회추위는 이날 조용병 회장을 비롯해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민정기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등 5명의 후보에 대한 경영성과 및 역량, 자격요건 적합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고 외부 전문기관의 평판조회 결과를 리뷰한 이후 각 후보자를 심층 면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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